사법제도개혁추진위는 올해 말 활동을 끝내기 앞서 20일 결의문을 내고 국회에 계류 중인 사법개혁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司改委사개위가 지난해 1월 發足발족한 뒤 국회에 낸 25개 법안 중 처리된 것은 범죄피해자보호법 등 6건밖에 안 된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설치법, 공판중심주의와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조 非理비리에 대처하기 위한 법관징계법·검사징계법·변호사법 개정안, 대법원을 정책 법원으로 만드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 질서에 큰 변화를 부를 법안 19건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실적으로 가장 時急시급한 것이 ‘로스쿨법’이다. 이 법은 지난해 10월부터 敎育委교육위에 묶여 있다. 이 사이 40개 대학이 로스쿨에 대비해 2000억원을 썼고 370여명의 교수를 새로 채용했다.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관련 책들이 넘쳐난 건 벌써 오래 전이다. 정부는 법 처리가 늦어지자 로스쿨 도입을 2008년에서 2009년으로 미뤘다. 국가적·사회적 낭비와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과 로스쿨법 처리를 연계시켜 법안 심의부터 막고 있다. ‘시급한 민생 법안’은 사학법과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해놓고도 대학 사회에 시급한 로스쿨법은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변호사 의원들이 로스쿨법 저지를 주도했다. 한 변호사 의원은 지난 8월 로스쿨법을 막겠다며 교육위로 상임위까지 바꿨다. 로스쿨이 생기면 한 해 수천명씩 변호사가 늘어나 기존 변호사들의 旣得權기득권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변호사 출신 의원들은 그간 前官禮遇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변호사법 개정안을 서랍 속에 넣어 죽이고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법안을 막아내는 데 일치 단결했다.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변호사회 대표로서 활약해온 것이다. 변호사 의원들에게 이렇게 휘둘린다면 한나라당은 ‘변호사 金금밥통 수호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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