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등 전직 고위 법관들이 불과 2-3개월 만에 줄줄이 로펌에 들어가거나 개업해 이들의 '선택'을 놓고 법조계 주변에서 곱지 않은 시선들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 7월 퇴임한 이강국 전 대법관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 변호사로 영입됐고, 같이 퇴임식을 치른 박재윤 전대법관도 법무법인 바른에서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이규홍 전 대법관은 법무법인 광장의 대표변호사로 영입됐다
지난달 퇴임한 김경일 전 헌법재판관은 서초동에 법류사무소를 차렸고, 이우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겸 서울행정법원장은 지난달 1일자로 법무법인 한승의 대표 변호사로 취임했다
이흥복 전 대전고법원장 겸 특허법원장도 이미 지난달부터 법무법인 서정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2000년 대법관 퇴임 이후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21억여원의 세금을 내고도 22억 원 가량의 재산을 모은 데서 보듯,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들에게는 상당한 보수가 제공되는 게 현실이다
장관급 예우를 받는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 퇴직금과 연금의 액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품위 유지에 큰 어려움이 엇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전직 고위 법관들이 이처럼 국가로부터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받고도 고액의 ㅂ수가 보장되는 로펌행을 다시 선택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직 판사들이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은 '대선배'가 사건을 맡아 변론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법조계의 고질병인 '전관예우' 관행 근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작년 이후 퇴임한 대법관 중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경우는 조무제(현 동아대 석좌교수), 배기원(영남대 석좌교수) 전 대법관 정도다.
최근 조관행 전 고법부장 판사의 구속 등 법조 비리 파문이 불거진 뒤 법조계 내부에서 나왔던 고위 법관, 검찰 간부의 개업 자제 목소리는 다른 사건들에 뭍혀 점점 잊혀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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