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측 “변호사를 법률 장사꾼 호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 승률을 공개한 인터넷업체 ‘로마켓아시아’에 대한 서비스 제공금지 가처분신 청을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 양측의 갈등이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이에 앞선 지난달 20일에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로마켓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었다.

서울변회측 “변호사를 법률 장사꾼 호도”

변호사업계가 승률공개 서비스의 중지를 요구하며 내세우는 이유는 ▲개인정보 침해 ▲법률시장 왜곡 등 크게두가지다. 이준범 서울변회 회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기자실에서 “변호사의 승패소율을 당사자의 허락 없이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라며 로마켓을 비난했다.

그는 “승률 서비스제공은 변호사를 법률 장사꾼으로 호도하는 것”이라며 “변호사가 승소만을 위해 사건을 맡는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도·강간 등 중한 형사사건의 경우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형량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하고, 의뢰인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변호사가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제멋대로 설정된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승패율을 정한 뒤 단순 비교함으로써 변호사의 능력을 희화화하고 일반인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위험한 행위”라며 로마켓 등이 법률시장 정보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간단한 민사소송의 경우 거의 모두 승소로 나오고, 형사사건은 피고인이 실형을 받더라도 꼭 패소로만 볼 수 없는 등 다양한 시각을 통해 분석해야 하는 사건 결과를 서비스 업체들이 승패 여부로 단순 분류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로마켓측 “수요자에 꼭 필요한 공적 정보”

로마켓측은 “변호사 승률 정보가 변호사 개인정보 침해”라는 변호사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세준 로마켓 전무는 12일 “변호사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며, 이 들의 수임정보나 승패율은 개인정보가 아니라 공적인 정보”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겠지만 서울변회주장을 반박할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할 방침 ”이라며 “이번 소송이 앞으로 법률시장 개척에 있어 좋은 잣대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의적인 승패 분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가 어 떤 과정을 거쳐 승패율을 계산하는지조차 모르고 하는 얘기”라 고 일축했다. 강 전무는 “형사 사건의 경우 결과를 승패로 단순하게 나누기 어렵기 때문에 보석이 허가됐을 경우만 이긴 것으로 보고, 나머지는 무승부로 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사사 건 역시 일부 승소도 승소로 분류하는 등 다양한 인자를 계산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강 전무는 또 “독일 전문변호사법이 개업한 지 3년이 넘은 변호사에게만 전문변호사를 주는 점에 착안, 경력 3년 미만의 변호사는 통계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가처분신청에 참여한 변호사 중 상당수가 경력 3년이 안되는데 이들은 당사자 적격도 없다” 고 말했다.

로마켓은 “일반인들이 브로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우수한 변호 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지난달부터 국내 변호사 6000 여명의 수임사건 내역과 승률을 5만원 안팎의 정보 이용료를 받 고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변호사 전문성지수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재곤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