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변호사 비리 > 변호사 비리 급증

소송 수행자인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법적 분쟁에 휩쓸리거나 형사사건에 연루돼 법정에 서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또 대한변협 등에는 변호사들의 브로커 고용.과다수임료 등을 문제삼아 제출한 진정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법적 대응방법을 묻는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20일 대한변협에 따르면 변호사를 상대로 한 진정사건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3백86건이 접수돼 97년 같은 기간 (1백50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이 터진 지난해 2월 이후 크게 늘었다. 현재 서울지법에는 변호사가 민.형사사건에 연루된 사건이 15건 가량 계류중이며, 검찰에도 고소.고발장 접수가 잇따르고 있다.
법조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최근에는 법원도 변호사의 도덕적 책임을 가급적 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법원 관계자는 "최근 변호사가 피고.피고인석에 서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사건배당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 며 "앞으로 미국처럼 변호사를 변호하는 전문 변호사가 등장할 것 같다" 고 내다봤다.

◇ 불성실 변론 = 귀금속 은제원본 제작업자인 池모 (41) 씨는 회사부도후 채권자.집행관들의 사기로 유일한 재산인 10억원 상당의 은제원본을 빼앗기자 변호사를 선임하고 착수금으로 4백만원을 지급했다.
약정한 성공보수는 20%. 그러나 변호사는 4개월이 지나 사건이 흐지부지될 때까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알아본 결과 선임계조차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졸 학력의 池씨는 "변호사를 믿을 수 없다" 며 직접 법전을 뒤져 변호사를 상대로 서울지법에 약정금반환 청구소송을 냈고 지난해말 2백만원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또 위자료 소송을 진행중이던 40대 주부는 변호사의 실수로 기한을 넘기는 바람에 재판부의 조정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되자 지난해 11월 K변호사를 상대로 2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 과다 수임료 = 지난해 대한변협 진정사건 중 수임료를 둘러싼 분쟁이 66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수임료 관련 소송이 늘자 법원은 지난해말 모 로펌에 대해 "법정관리중인 3개 업체에 대한 수임료를 20% 깎아줘라" 는 이례적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또 어업권 보상 소송에서 승소한 元모씨 등은 "변호사와 성공보수를 40%로 약정해 부득이 24억원을 지급했으나 너무 많다" 며 "이중 8억원을 되돌려 달라" 고 L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 개인비리 = 성공보수금 분쟁끝에 변호사의 무고로 구속됐던 의뢰인 金모씨는 담당 변호사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지난해 12월 "위자료 등 1천52만원을 배상하라" 는 판결을 얻어냈다.

한편 서울지법은 70억원대의 부동산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J변호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는 등 변호사의 개인비리에 대해 과거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상복.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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