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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신 북으로 보내자” 네티즌, 목사로 밝혀져

2009/05/28 14:32, 조회 : 94

▲아고라 토론방의 불을 댕긴 한 네티즌의 글

지난 24일과 25일 ‘다음 아고라’는 23일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에 오른 글로 인해 기독교, 특히 기독교 목사를 비난하는 목소리로 뜨거웠다. ‘노무현 시신을 북으로 보내자’라는 글을 올린이가 기독교 목사라는 사실이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네티즌이 아이디 추적, 목사임을 밝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던 지난 23일 오전 10시 31분경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노무현의 시신을 북으로 보내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으뜸빛’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었다. 그는 글에서 “△(자격도 안 되는데) 권좌에 오름으로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던 점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 △명예롭지 못한 죽음으로 국가의 명에를 실추시킨 것 등을 생각하면, 노무현의 시신은 북의 김정일 품으로 돌려보내야 고인의 뜻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분개한 한 네티즌이 아이디를 추적, 글쓴이가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K 교회의 L 목사임을 밝혀내 이러한 사실을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렸다. 이에 아고라는 삽시간에 기독교와 기독교 목사를 비난하는 글들로 뜨겁게 달궈졌다.

가장 흔한 ‘개독교’에서부터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욕설까지 온갖 비난이 아고라에 넘쳐났다. 이러한 비난은 L 목사의 사진이 올라오자 더욱 심해져, L 목사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의 목사 교회명과 사진이 올라와 잠시 동안 인격과 초상권이 침해되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다.

네티즌이 아이디 추적, 목사임을 밝혀

심지어 L 목사가 소속된 교단까지 밝혀지자 해당 교단의 대표적 인물이자 한국교회의 대표적 목회자이기도 한 C 목사까지 싸잡아서 비난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전여옥 의원의 홈페이지 또한 ‘전여옥 의원 지지자가 고인을 욕�품� 했다’며 분노한 네티즌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그러자 전 의원 측은 문제의 글을 내리고, 대신 ‘글쓴이는 전의원 지지자가 아니다’라는 해명의 글을 올려놓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L 목사가 소속된 교단 홈페이지에도 L 목사의 행동을 책망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목사는 “성도의 전화를 받고 아고라에 들어가 보았는데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면서 “이것은 우리 교단과 사랑하는 C 목사님에게 먹칠을 하는 짓으로 같은 교단의 목회자로서 분하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목사는 “다음 공개 게시판에 쓴 글이 사실이라면 하나님 영광을 많이 가리셨네요”라면서 “그들의 말대로 미쳤나요”라고 물었다. 이어 그는 “아무리 그분이 미워도 그럴 수 있느냐”며 “목사님과 한 교단 동역자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한편, L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는 며칠째 통화가 되지 않고 있어 이 또한 네티즌들로부터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

이병왕 기자 ⓒ뉴스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