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로 행세하면서 추종자들의 돈을 가로챈 사기꾼이 형사처벌된 데 이어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해 돈을 돌려주게 됐다.
A(65)씨가 대자연의 기(氣)와 우주의 원기를 통합한 에너지로 인간의 정신을 정화한다며 사이비 종교를 창시한 것은 1979년.
그는 추종자들을 회원으로 하는 모임까지 설립해 운영했고 회원들의 병을 기로 치료하는 기 치료사 행세까지 했다.
A씨가 한창 교세를 확장하던 시기인 1994년에 B씨가, 1992년에 C씨(여)가 각각 사이비 종교 모임에 가입했고, 이들은 간부로 활동하며 A씨와 가까이 지냈다.
A씨는 1995년 B씨에게 "당신 동생의 정신분열증을 낫게 해 주고 당신 사업도 번창하게 해 주겠다. 모임 발전을 위해 회관을 건립해야 하니 헌금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우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다"며 거짓말한 뒤 수년간 모두 5억5천680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그는 같은 해 C씨에게도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당신은 57살에 죽게 돼 있고 아들 2명은 박수무당이 된다. 그러나 아무 생각 말고 이유도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복종하면 모든 액운을 없애주겠다"며 3천550만원을 받아 챙겼다.
B씨와 C씨는 이후로도 몇 년 간 모임 간부로 활동하다가 뒤늦게 속은 것을 알고 2001년 A씨를 형사 고소했으며 결국 A씨는 사기 혐의로 2003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서울고법 민사15부(김병운 부장판사)는 B씨와 C씨가 "사기당한 돈을 달라"며 낸 사취금 반환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B씨에게 1억9천800만원을 돌려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병자를 치유하고 운명을 바꾸거나 영원히 죽지 않게 해 줄 절대자라고 믿게 하고,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당할 것이라고 속여 이에 현혹된 원고가 돈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B씨의 나머지 돈 3억여원과 C씨의 청구는 형사 고소한 2001년 3월 이후 4년이 지난 2005년 7월 민사소송이 제기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3년)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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