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문제점이 사라진다면 (MBC가)민영화되지 않아도 이런 방송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지금도 계속 종교계 비리와 문제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보가 사실로 확인되면 후속 보도하겠습니다.”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한국교회가 자정능력을 회복할 때까지 한국교회의 문제점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참 답답할 정도로 안 바뀐다”
<뉴스후>는 지난달 26일과 지난 2일에 이어 16일 세 번째로 한국교회 문제를 다룬 ‘투명한 재정 언제쯤이나…’편을 방영했다. 이날 방송에서 <뉴스후>는 대형교회에서 중소형교회로까지 번진 부의 세습, 일부 교회의 불투명한 재정 등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후>는 △교회 문제를 치리해야 할 교단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신학생들이나 젊은 목회자들이 인사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비판을 하지 못하며, △교회 내에 담임목사 의견에 반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는 현실을 들어 교회의 자정능력을 문제 삼았다.
특히 한국복음주의협회 지난달 월례회에서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가 “교회가 자신을 바꿀 만한 힘이 없다”면서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고 발언하는 장면을 방영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한국교회에 대해 ‘자정능력 상실’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 근거로서 <뉴스후>는, 한국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몇 차례의 방송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힘의 논리로 맞대응하는 기독교계의 반응을 제시했다.
“대형교회는 참 답답할 정도로 안 바뀐다”고 운을 뗀 <뉴스후>는 “방송이 자꾸 보도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니까 계속 보도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특히 최근 한기총과 교회언론회의 MBC 시청거부 운동, MBC 민영화 추진 등의 반발과 관련 “이런 식의 대응이야말로 교회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보도를 막는다고 해서 교회의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계속되는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후속보도 하겠다”
이에 제작진은 ‘<뉴스후>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한국교회가 자정능력을 회복할 때까지 한국교회의 정화를 위한 비판기능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뉴스후>는 “교회가 권력 실세들을 교인들로 거느리고 있는 한 시청거부 운동, 민영화 추진 등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비판의 목소리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뉴스후>는 최근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예로 들며 한국교회가 스스로 정화되는 순간 그 비판의 목소리는 자연적으로 사라질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뉴스후> 방송보도 후 △조용기 목사의 당회장직 사임, △전국 지성전들의 독립, △조 목사 친인척에 대한 순복음교회 인사 배제, △조 목사 개인명의 부동산의 근저당권 설정, △교회재산의 재단법인 편입 등 많은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뉴스후>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뉴스후> 보도 이후, 꽤 많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 참 다행이고 반가운 일”이라며 “다른 교회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변화의 모습에서)바람직한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후>는 “교회의 문제점이 사라진다면 (MBC가)민영화되지 않아도 이런 방송은 필요 없을 것”이라며 “세금회피, 회계부정과 거리가 먼 분들에게는 세금을 내라고 종용하는 사람도 없고, 비판하는 언론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그리고는 “지금도 종교계 비리와 문제점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후속보도 하겠다’는 말로 프로그램을 맺었다.
‘변칙세습’, ‘회계부정’ 등, 중소형교회로까지 번져
한편 이날 <뉴스후>는 대형교회에 이어 중소형교회로까지 번진 ‘변칙세습’, ‘회계부정’ 등의 문제점을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집중 조명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세습 사례, 교인들이 반대하자 다른 교회 담임목사를 데려오고 자신의 아들은 그 교회 담임목사에 앉히는 변칙 세습 사례, 이 과정에서 브로커까지 개입하는 실태 등 목사의 세습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교회의 부자세습을 반대해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서 세습을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이 예배를 따로 드리는 모습도 방영했다.
또한 교회의 엉터리 재정관리 문제를 인천의 한 교회 신도로부터 제보 받은 ‘2006년 교회 회계장부’ 및 교인들의 증언을 통해 소개했다.
특히 △50억원에 달하는 1년 교회 재정관리 결산 항목이 맞지 않는 등 엉터리였으며, △35억원 교회 공사에 18억원에 대한 영수증이 미비하는 등 목사가 재정을 좌지우지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날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교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부 교회들의 문제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와 자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공중파 방송인 MBC에서 특정 대형교회를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의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을 두고 한국 교회를 폄훼하고자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를 꼬집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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