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파문’의 핵심 인물로, 변양균 정책실장과의 접촉 사실이 드러난 후 종적을 감췄던 장윤 스님(전등사 주지)이 대리인을 통해 기자회견을 했지만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발언을 불과 반나절 만에 뒤집고, 본인이 직접 나서겠다고 한 기자회견 장소에는 나타나지도 않는 등 오락가락하는 그의 발언과 행동에는 석연찮은 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장윤 스님은 28일 오후 조계종 대변인인 승원 스님을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일련의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변 실장으로부터 신씨와 관련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을 통해 폭로된 ‘신정아 옹호’ 발언에 대해 “자신이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신씨가 비엔날레 총감독이 된 것이 마음에 안 들어 반어법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입장은 불과 몇 시간 전 자신의 발언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것이다. 장윤 스님은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씨가) 큐레이터로서는 능력이 있는 게 맞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학벌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그 능력은 인정해줘야겠다고 생각해 전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인을 통한 기자회견에서는 “이 말은 자신의 뜻이 오해된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을 불과 5시간도 채 되지 않아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또 “변 실장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회유나 협조 부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대리인으로 나선 승원 스님(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이 자신의 의견임을 전제로 “(신씨 문제에 대한) 가벼운 얘기는 오갔을 수 있다”고 인정해 ‘가벼운 얘기’ 속에서 회유나 협조 부탁이 없었겠느냐는 의구심이 남는다.
변 실장이 과테말라에서 장윤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장윤 스님은 부인했지만 두 당사자의 명확한 해명이 없어 이 역시 의문시되는 점이다.
한 전 이사장에게 장윤 스님이 건넨 발언에 대해 ‘반어법’이라고 해명된 부분도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갖가지 의혹 속에서 장윤 스님은 자신의 거처인 전등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또 다시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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