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예장 고신 소속 일부 교회에서 불거졌던 가정교회 논란이 교단 차원의 신학적 검증으로 번지고 있다. 예장고신총회는 지난달 14일 끝난 제57차 총회에서 셀교회와 가정교회에 대한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리고, 고려신학원대학원에서 6개월간 이 문제를 연구해 총회에 보고할 것을 결정했다. 고신뿐 아니라 다른 교단 소속의 교회 상당수도 가정교회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신교단의 신학적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샘물교회, 강남권 J교회도 가정교회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가정교회란=교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정교회는 ‘집에 형성된 교회’라는 일반명사가 아니라 최영기 목사가 담임하는 ‘미국 휴스턴 서울침례교회의 가정교회 체제’를 지칭한다. 가정교회 운동을 하는 국내 목회자 대부분이 이 교회 가정사역원에서 실시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후 그 체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목사는 그의 책 ‘가정교회로 세워지는 평신도 목회’에서 가정교회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가정교회는 그 자체가 교회이다. 수십 개의 가정교회가 모여 본 교회를 이룬다. 둘째, 구성원들이 사는 지역에 상관없이 가정교회를 선택할 수 있다. 셋째, 주된 활동은 성경공부가 아니라 삶을 나누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가정교회를 교회 구역의 특수한 형태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최 목사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구역은 같은 지역에 있는 사람으로 구성되는 반면 가정교회는 회원의 선택에 의하여 구성된다는 것이다. 또 구역은 교회의 부속기구인 반면 가정교회는 독립개체이며, 구역의 주목적은 친교지만 가정교회의 주목적은 지역교회의 사역이라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 반대론의 핵심은 가정교회가 장로교회의 정치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가정교회의 이론은 회중교회 전통을 갖는 침례교회의 교회론을 따른 것이므로 장로들의 역할에 중점을 두는 장로교단의 원리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사실 가정교회 운동은 사역이나 예배 등에서 평신도의 참여와 역할이 두드러진다.
고신교단 부산노회는 4월 발표한 ‘가정교회 보고서’에서 “가정교회는 담임목사 외에는 보조자가 필요없기 때문에 부목사를 인정하지 않으며, 장로회 헌법과는 전혀 다른 직분을 제시하는 등 장로교회의 정치체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 목사는 “교회 역사를 보면 교회가 위기를 당했을 때 항상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있었고 이를 통해 교회는 새로워졌다”며 “가정교회 운동은 이러한 운동의 재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로제도를 무력화하고 회중교회화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휴스턴 서울침례교회는 회중주의보다 장로주의에 가깝다”며 “가정교회는 기존 교단을 거부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72867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