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종교비리 > 이런목사를 조심하라

교계 일각에서 이단연구·세미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주로 한국교회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젊은 지도자들에게서 나오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양재 온누리교회 한홍 목사가 설교에서 이단 세미나하는 것은 허송세월이며 제일 한심한 것이라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한 목사는 2005년 11월 27일 주일 <적그리스도에 대한 경고>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성령으로 거듭나고 영적인 능력이 충만해야 말씀을 깨닫는 눈이 생긴다며 성령의 충만을 강조하다가 돌연 ‘이단연구·세미나 무용론’에 근접한 황당한 주장을 한다.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충만하면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인 능력을 갖게 되는 거예요. 여러분, 제일 한심한 게 뭔지 아세요? 이단 연구 세미나 하느라고 시간 허송세월하는 거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여러분 안에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충만하면, 진리의 말씀을 말씀으로 제대로 알고 있으면 어떤 가짜도 연구 안해도 금방 식별할 수 있어요. 여러분 안에 성령께서 영적인 본능을 그렇게 만들어 놓는다니까. ···본능으로 그게 있는 거예요.”

이어 한 목사는 “여러분이 귀신론, 이단론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요”라며 말씀을 진실하게 공부하고 성령충만하면 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진폐를 만지면 위폐는 자연스럽게 구별이 가능하다는 예화도 들었다.

성령이 충만하면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인 능력이 생긴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기할 그리스도인들은 없다. 그러나 그가 이단세미나·연구와 관련 제일 한심한 일이고 필요가 없다고 비하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이단대처를 위해 순교적 각오로 사명을 바치는 사명자들의 사역에 찬물을 끼얹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의 발언은 한국교회의 이단대처의 흐름에도 역행한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 임원회는 한국교회가 이단들의 포교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특히 한국교회와 신학교의 철저한 경계와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는 이단단체들이 침투 조직을 결성해 기성교회내로 파고들거나 신학교에서 학생으로 입학하여 활동하는 충격적인 포교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이렇듯 이단문제에 철저히 대처하기 매년 9월 첫 주간을 ‘이단 경계 주간’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날은 한기총 소속 교단들이 한 주간동안 이단 세미나나 설교 또는 자료 배포를 통해 이단 사이비에 대한 경계심을 고취하고 모아진 헌금을 한국교회의 이단 공동 대책 활동에 사용함으로써 교단의 연합과 협력을 도모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진용식 목사는 한 홍 목사의 발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초대교회 당시 사도 바울이 세운 고린도교회, 갈라디아 교회만큼 성령충만한 교회도 없었다. 그런데 그 교회들이 이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기록된 것이 고린도전후서와 갈라디아서다. 성령충만한 사람 사도 바울이 말씀을 통해 이단을 경계하고 대처한 것이다. 예수님도 거짓 선지자를 삼가라며 경고하셨다. 이러한 말씀과 교훈에 근거해서 이단을 경계하고 대처하고 예방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이단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이런 행태를 한심하다고, 허송세월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단 대처를 막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또한 한 목사의 발언은 이단대처와 예방을 위해 수없이 많은 이단단체들의 고소·고발·협박·비방·폭력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사명을 감당해 온 사역자들의 노고를 무색케 하는 것이다. 진 목사는 “한 목사의 이와 같은 설교를 들은 서울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성령충만을 갈구하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단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노력하는 이단대처 사역자들을 어떤 눈으로 보게 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단단체 교인들은 약 2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단문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들 대부분이 기성교회에 출석하던 신도들”이라며 “이단 연구·비판·논쟁·규정·세미나의 필요성은 이로 인해 제기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단단체의 교인들은 이단대처와 예방을 위해 기성교회가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더라면 빠지지 않았을 사람들이라는 견해다. 한국통일교대책협의회를 설립하고 통일교의 문제점을 한국교회에 알렸던 박준철 소장도 생전에 “통일교가 이단이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며 이단대처에 있어서 예방적 차원의 사역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의 현실은 예방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제로 이단문제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교회는 많지 않다. 교인이 이단에 빠지고 나서야 사후약방문식으로 이단에 대한 자료를 구하고 교인을 빼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일단 이단에 빠진 교인은 목회자의 말을 아주 우습게 아는, 딴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이형기 소장(예장 통합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 장신대 역사신학 석좌교수)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적 상황에서 이단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자신들의 교주를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유치한 이단 단체들이 난립하고 성경을 개인을 위해 곡해하거나 인위적으로 해석하는 이단들이 한국내에 수없이 생겨나고 있고 이들이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을 미혹하는 이상 이단비판과 논쟁, 그리고 교단적 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 목사와 같은 주장은 이미 삼일교회교회의 전병욱 목사도 2001년 4월 직장인 성경공부 모임에서 주최한 수련회에서 거의 동일하게 말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 목사는 당시 강연을 통해 ‘수련회에서 이단문제, 이단비판 세미나하는 것이 제일 한심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도 한 목사와 거의 동일한 예화를 말했다. 진폐를 만지면 위폐는 자연스럽게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음을 제대로 알면 가짜를 분별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단비판 세미나는 무익하다는 견해였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책임지고 주도할 젊은 목회자들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단 문제와 관련한 그들의 좀더 실제적이고 현실적이고 복음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한 홍 목사의 2005년 11월 27일 <적그리스도에 대한 경고> 설교 요약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충만하면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인 능력을 갖게 됩니다. 여러분, 제일 한심한 게 뭔지 아십니까? 이단 연구 세미나 하느라고 시간 허송세월하는 겁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여러분 안에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충만하면, 진리의 말씀을 말씀으로 제대로 알고 있으면 어떤 가짜도 연구 안해도 금방 식별할 수 있어요. 여러분 안에 성령께서 영적인 본능을 그렇게 만들어 놓는다니까. ···본능으로 그게 있는 거예요.

미국의 재무국 직원들은 위조지폐를 가려내는 도사들입니다. 딱 보기만해도 어떤 종류의 위조지폐라도 알아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한테 각양각색의 위조지폐를 갖고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18살 때 재무국에 들어오자마자 진짜 지폐를 갖고 한 5년은 놀게 한 대요. 냄새도 맡아보고, 베고 자고, 만져도 보고, 물감도 들여보고, 온갖 장난을 다 쳐서 진짜 지폐를 피부로 느끼게 한대요. 그래서 그것을 5년 정도하면 어떠한 가짜도, 정교한 가짜도 딱 들이대면 안대요. 만저만 보고, 냄새만 맡아도 금방 가려낸다는 거예요. 진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가짜를 본능적으로 밀어내는 거예요.

여러분이 귀신론, 이단론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말씀을 진실하게 공부하십시오. 성령충만하십시오. 은혜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십시오. 복음을 복음으로 제대로 알면 여러분은 적 그리스도를 이길 수 있는 영적인 식별력이 있습니다. ···거짓된 그리스도이 실체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 안에 그를 식별하고 몰아낼 수 있는 성령의 능력이 있습니다.

정윤석 기자(교회와신앙) 작성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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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 20: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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