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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 집착하는 한국교회

서울 광진구에 자리한 한 교회당 건물, 이 교회당은 당초 예장통합총회에 속한 머릿돌교회가 지난 2000년에 준공한 건물이었으나 건축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한 이단집단에게 넘어갔다.그후 기독교대한감리회 갈보리교회가 올해 초 교회당 건물을 다시 매입해 되찾아왔다.

무리하게 교회건축하다가 공중분해

이처럼 교회당 건물을 신축하다가 건축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건물을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신도시나 신개발지역에서 교회성장의 가능성만 믿고 무작정 크게 건축을 추진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 교회 자체가 공중분해되는 사례까지 있다.

미국에서 목회하다 귀국한 손운산 목사(이화여대 교목실장)는 한국교회가 교회건축에 있어 너무 급하고 과다한 규모로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손목사는 "미국교회를 보면 대체로 교회가 가져야할 관심, 목회, 사회봉사를 게을리 하지않으면서 천천히 건축을 진행하는데 한국교회는 그렇지 못한 모습을 종종 보게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보이는 성전'보다 '보이지 않는 성전'이 우선

높은뜻숭의교회는 올해 초 '보이지 않는 성전'건축을 선포했다. 교회당 건축을 뒤로 미루고 교회의 참뜻이 담긴 선교사업을 통해 먼저 진정한 교회를 세우겠다는 취진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숭의교회 담임)는 "목사로서 예배당 건축할만한 힘을 써서 할 수 있는 보다 귀한 일이 있을텐데, 그런 일을 먼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걸 우리 교회가 실천하자는 것" 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취지에 공감한 교인들이 올해 초 200억원의 건축헌금을 작정했고, 이 헌금은 탈북자학교 지원등의 선교사업과 사회복지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남서울 은혜교회와 분당 우리교회, 울산 세계로교회 등 실제로 적지않은 교회들이 비슷한 취지로 교회당 건축을 하지 않고 있다.

"건축과 성장보다 영혼 돌봄이 우선"

교회가 지나치게 건축에 집착할 경우 성장제일주의의 오류에 빠져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을 소중하게 돌보기 보다 숫자 늘리기 그 자체에 집중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손운산 목사(이화여대 교목실장)는 "교회건축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교인수 늘리기에 연연하게 돼 교인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자신은 성장하는데 동원된 수단이었지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랑받는 존재로서 경험하고 돌봄을 갖는다는 느낌을 못갖는 경우가 있다."고 뼈아쁜 지적을 한다.

"건물 없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건물위주로 교회를 생각하다보니 대다수 교단에서는 전용 예배장소가 없는 신앙공동체는 교회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선교협의회 총무 이영철 목사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역형태를 존중하고 발전시키기위해서는 전용 장소가 없더라도 신앙인들이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를 교회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교회, 이제는 건물이 아닌 신앙인들의 공동체가 교회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해야 할 때이다.
CBS 종교부 권혁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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