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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신학대학원 매각설에 대하여

우리 개혁주의 교단 소속 전국 교회는 교회의 바벨론 유배기와 같은 위기 앞에서 부도가 난 학교 법인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14일 모인 고신 포럼에서 천안 신학 대학원 매각설이 최고 경영자인 총장의 입을 통해서 언급이 되었음을 접하고서 착잡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이런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을까 해서 입니다.

필자는 천안 신대원 매각이 진리 문제는 아니어서 필요할 경우에는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만 다른 제안을 드리려 합니다. 법정 수용 인원의 10%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영의 효율 및 합리성에 있어서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신대원 매각 보다는 오히려 의과 대학(간호학과 포함)을 폐교(폐과)시키는 것이 훨씬 더 나은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자는 부도가 나기 전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부도를 내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하는 이들에게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부도가 난 이후에는 분쟁을 그치고 먼저 죽어 가는 사람 살려 놓고 보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더 신대원 매각 보다는 오히려 의과 대학(간호학과 포함)을 폐교(폐과) 하는 것이 오늘과 같은 불행의 재발을 방지하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필자는 90년대 초반에 복음 간호 전문대학을 폐교하고 의과 대학 간호학과를 증설할 당시에 이사장과 이사들, 의료원장과 간호전문대 교수들에게도 지혜롭지 못한 결정이라고 설득을 한 일이 생생합니다. 이유인즉 의과 대학에서 간호학과 증설은 쉬 따라오는 일이므로 20 여 년의 역사를 가진 간호전문대학을 폐교하는 것 보다는 일반 전문대학으로 전환하고 이미 적자 운영의 문제를 안고 있던 김해 복음 병원으로 장소를 옮겨 확장 발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제안을 했습니다. 만났던 분들의 대답이 학교 하나 운영하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또 하나 더 운영한다는 것은 버겁고 학교 운동장도 하나 뿐이고, 학생 데모 때문에 곤란하다는 답변 아닌 답변을 듣고 경상 대학교와 병설 전문대학, 고려 대학교와 병설 전문대학, 경희 대학교와 전문대학, 명지 대학교와 전문대학 등에 직접 방문하여 알아본 결과 운동장은 하나만 있으면 되고, 전문대학은 졸업 후 취업에 바빠 데모가 거의 없다는 대답을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1년 후 정부는 전문대학 육성 정책을 폈고 전국 전문대학이 100% 확장 성장했습니다만 우리는 있던 학교마저 없애고 말았습니다.

당시의 교단의 지도부와 법인 이사회는 결국 복음 간호 전문대학을 폐교하고 일개 간호학과를 증설하고야 말았습니다. 적자로 인한 부도는 그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전문대학교를 새로 세우기 위하여 인가를 받으려면 백억 원 대의 신규 재산투자가 요구되는 형편임을 감안 하더라도 그와 같은 추진은 비생산적이고 비경제적인 결정이었습니다.
다소 장황하게 설명을 한 것은 그런 주장을 폈던 사람으로서 현 시점에서 의과 대학의 폐교를 주장하는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천안 신대원을 매각하는 것이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발을 방지하는 투명하고 발전적인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시스템으로의 정착을 보장하는 결정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 운영을 통하여 수반되는 수익의 거금이 매년 의과 대학을 위해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 많은 교수 인건비 및 시설 투자비 등 하지만 설립 이념의 구현은 어느 정도 나 성취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앙을 가진 의사 지망생들이 생명을 사랑하는 헌신된 마음으로 찾아 와서 의술을 배우고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의료 선교사로서의 훌륭한 신앙 인격을 가진 의사가 되어 지구촌 이웃을 위해 헌신 봉사하러 나가는 것이 고신 의과 대학의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20년이 된 역사를 지났지만 기대하는 인물들은 찾아 보기 힘든 형편입니다. 타 의과 대학 졸업생들은 졸업 후 모교를 위해서 부담이 될 정도의 발전 기금을 매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동창회비도 많이 부담하면서 동문으로서 기여를 하는데 반하여 고신 의대 졸업생들은 학교가 이렇게 어려움을 겪어도 아무런 구학운동이나 기여가 없고 팔장만 끼고 관망만 하고 있는 슬픈 현실을 볼 때 기대를 건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고통만 더 할 뿐 입니다. 간호학과를 증설 할 때에도 교수들의 직급을 적어도 한 단계씩 낮추고 또 신규 임용으로 처리하여 학교 재정의 수지가 맞도록 조정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도 보면 간호학과 현직 교원들 모두가 정교수로 되어 있어서 막대한 인건비를 학교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과 대학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감소 된다면 복음병원의 문제는 일순간에 대부분이 해소되는 멋진 결과를 맞이 하리라고 봅니다. 의과 대학 없이도 종합 병원이 잘 운영되고 있는 사례를 멀리 갈 것 없이 가까운 침례병원을 통해서도 봅니다. 잦은 집단 학생데모와 의사들의 파업 등으로 병원 운영에 엄청난 재산상의, 명예상 피해를 입혀 왔습니다. 금번에 구조조정과 학교법인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대 수술은 그 생명이 길어 질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는 악성 재정 적자와 부패를 일으키는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목회자 동문들은 교회를 맡아 봉사하면서 총회가 결정한 교회 경상비 1년 예산의 일정 액을 부담금으로 지출함으로 학교 법인의 발전을 위해 꾸준한 기여를 하고 있는데 반하여 병원을 개업한 의과 대학 동문들의 기여는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더 어려워지면 싼 값에 학교 인수 운운하고 있다는 기막힌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위기에서도 교회만 앞장서서 헌금하고 대출 얻고 뛰어 다녔지 의과 대학 동문들의 학교 구하기 운동은 눈을 닦고 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위기를 지나면서 중간 평가를 내려보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으며 어느 것이 진정 미래를 위한 결단이 될 수 있는 가를 가늠하는 가늠자가 될 것입니다. 만성적 적자 요인이 될 수 있는 의과 대학(간호학과 포함)을 폐교하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진정으로 필요합니다. 천안 신대원을 매각하고 주기적으로 밑 빠진 독 물 붓기 식 바보 경영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그리고 필자가 과거에 주장했던 바대로 자선병원으로 전환하여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기독교 선교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입니다. 천안 신학대학원 매각설을 주장하는 분들에게 특별히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서 제안하시고 보다 미시적으로 분석하여 보고 난 이후에 발표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어쨌든 필자는 현 상황에서 화합을 통한 전반적이고 발전적인 해법을 원하지만 굳이 천안 신대원을 매각하는 경우까지 거론한다면 의과대학을 폐교(폐과)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의과 대학 설립 후 무리한 재정 지출과 이권 경쟁이 심화된 면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지금처럼 사회에 공헌도가 미미한 그렇고 그런 의과 대학으로의 존재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더욱이 정체성도 소속감도 애교심도 없는 공동체로 진행되는 역사는 고통의 대물림, 악순환이 되기 십상입니다. 이번 기회에 기관 단위 별 적자 요인을 분석하고 뿌리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모두는 경영을 맡은 사람들과 지도자들이 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비극이 재현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이여 지금 우리를 도와 주소서!
기독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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