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발생 800일째를 맞는 3월 30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어김없이 봉헌되어 온 용산 생명평화미사가 300번째를 맞았다. 유족들과 용산 철거민 그리고 신자들은 희생자들의 안식과 부상자들, 철거위기에 놓인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됩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이지만, 다시는 이런 참상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이 기억을 간직해야 합니다.” 

▲ 사진/정현진 기자

임용환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는 이날의 독서 중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들이 평생 너희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신명기 4,9)는 말씀을 들면서, “이 말씀은 오늘의 우리를 위한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우리는 고통을 잊지 않고자 이렇게 미사를 드리고 있다. 사순절의 의미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을 받아들이면서 주위의 이웃을 함께 돌아보는 것에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유족들은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아직 용산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용산참사 유족 전재숙, 김영덕, 유영숙씨 (사진/정현진 기자)

“이제 우리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보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우리는 불러주는 곳 어디라도 갑니다. 아직 할 일이 태산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용산 참사가 얼마나 큰일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보다 못한 이들을 위해서, 지금도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해서 진상 규명을 꼭 해야 합니다. 힘들지만 언젠가는 이런 바람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현재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위한 계획과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부상자들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했고 계속 재수술을 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용산 현장에 함께 했던 철거민들과 시민들에 대한 소환과 기소가 남발되고 벌금 기소로 8천여 만원의 벌금이 예상되는 등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용산 생명평화미사는 4월 27일 오후 7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봉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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