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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봉이”를 비극에 빠뜨린 돈

박재권 목사

『또 이것을 알라. 마지막 날들에 아주 어려운 때가 오리라.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고 교만하며, 하나님을 모독하고 부모에게 불순종하며, 감사하지 아니하고 거룩하지 아니하며...』(딤후 3:1,2).

요즈음 인터넷과 TV를 통해 씁쓸한 얘깃거리가 되고 있는 돈에 얽힌 한 가정의 비극적인 현실을 보고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집안의 얘기는 이미 TV에 자주 등장해서 유명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부자도 아니고 그 집안 배경 역시 대단한 집안도 아니다. 그런데 그 집안 식구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유명세를 타면서 많지는 않지만 그나마 없던 돈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돈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큰 액수가 아니고 소액이 후원금으로 들어온 것이다. 어느 시골마을에 사는 ‘엄기봉’이라는 사람은 정신지체1급 장애자이면서 아마추어 마라톤 선수로 특이한 경력 때문에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홀어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지극한 효자였다고 한다. 한번은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 나가 3위로 입상을 해서 받은 상금과 메달을 어머니에게 안겨 드렸으며, 그 후로도 그는 지속적으로 뛰고 또 뛰는 열정을 보여 화제가 되었다. 그 후 그의 생활상이 TV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의 생활을 영화화하면서 영화사로부터 받은 돈과 또 다른 후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가난한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그저 평범한 가난한 소시민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방송으로 인한 유명세 때문에 홍역을 치르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그들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그 가정에 없던 돈이 갑자기 생기자 그야말로 돈 냄새를 맡은 주위사람들이 욕심을 내고 파리떼처럼 모여들기 시작하고, 급기야 당사자들은 그 돈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그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전부터 그의 후견인을 자처했던 동네 이장이라는 사람이 처음에는 불쌍한 그 모자를 순수하게 도왔을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돈이 들어오자 견물생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착복하려 했던 작은 돈 때문에 망신을 당하게 되었다. 돈을 사랑한 까닭이었다. 거기에다 그동안 돌아보지도 않던 여동생이 갑자기 나타나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어머니와 오빠를 자신들이 사는 곳으로 거의 강제적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이 역시 어머니나 오빠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돈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인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는 돈에 대해서 큰 욕심도 없이 후원회에서 새로 지어주는 집으로 이사갈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갑자기 여동생이 나타나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도 못한 채 황급히 딸을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딸이 오빠의 후원금을 다 써버리고 어머니를 치매환자로 취급해 오빠와 따로 격리시키기에 이른 일이었다. 멀쩡한 가정이 하루아침에 이산가족이 된 것이다. 엄기봉 씨는 대단히 어머니를 위하는 효자였고, 어머니 역시 정신지체자인 아들을 불쌍히 여겨 안 먹고 안 쓰고 돈을 모아 저축했는데, 그 돈마저 후원금과 함께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거기에 여동생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 목사 부부”가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후원금과 몇 가지 궁금증들을 추궁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궁색한 변명을 한 것을 보면 말 못할 뭔가가 있는 듯하다. 크건 작건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질 때마다 목사나 장로들이 개입되어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을 본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야 어차피 늘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어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며 보통사람보다는 한수 위의 도덕적 수준을 원하는 것을 볼 때 분명히 뭔가 달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상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필수불가결한 것들이 있다면 돈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가 되는 것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니, 이것을 욕심내는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방황하다가 많은 슬픔으로 자신들을 찔렀도다』(딤전6:10). 이런 와중에 대형교회 목사와 자녀들 간의 비리와 세습에 관한 내용들이 방송되면서 다시 한 번 교회들이 어중이떠중이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가하면, 탐욕스러운 목사들이 거대세력을 등에 업고 불법을 행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한심하다 못해 측은해 보인다. 물론 이런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 들어 부쩍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사건 자체가 크건 작건 간에 각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은 급히 부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하신다. 그러나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다. 자신이 하나님의 종이라고 자처하면서도 그처럼 많은 돈과 명예가 그렇게도 중요한 것인가? 그러면서도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며, 부요하고,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다.’고 하지만 너는 비참하고 가련하며, 가난하고, 눈멀고, 헐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계 3:17). 성경은 탐욕에 대해 경고하신다. 돈은 유사 이래로 많은 사람들을 세워주고, 또 반대로 넘어뜨리는 일을 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통해서 교훈을 얻고 말씀에 따라 순종하고 산다면 어떠한 수치나 부끄러움도 당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족할 줄 아는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니 우리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이것들로 만족할 것이니라. 그러나 부유하게 되고자 하는 자들은 유혹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빠지리니, 이는 사람들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딤전 6:7-9).

바이블파워2007년04월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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