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①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되는 것뿐 아니라
②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 받는 것이라 명시하였음(빌 1:29).
고난을 받는다 함은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바
"매일 십자가를 짐"(눅 9:23)과 같은 의미.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사형수가 자기가 사형당할 형틀(刑具, 십자가)을 메고 형장으로 간다는 뜻이니,
세상에서의 삶의 의욕을 완전히 접은 상태를 가리키심.
살 만한 세상이지만 일부러 삶을 포기함이 아니라
결코 사람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세상에서
바로 그런 세상의 성격을 따라 보조를 맞춘다는 소극적인 의미와 동시에,
앞의 설명대로 현재 그리스도 안에서 산 자이지만
죄인들의 고난에 동참함으로써 그들을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나도 함께 함으로써 사람들을 구출해는 일을 한다는 적극적 의미를 지니는 것.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은 따라서 나 자신의 '죽을 죄인'임을 입증하는 것만 아니라
이러한 인생들의 세계인 만큼 하나님 앞에서의 실질적인 세상의 표상(表象)인 것.
"눈 뜬다"(행 26:18)는 것은 바로 이 사실을 인식함을 말함.
지금까지는 속아서 보지를 못해 이 세상 사는 것인 줄 알고 허겁지겁 버둥거려 왔으나
그게 아니라 죽음의 세상인 줄 비로소 알게 된 것.
그 사실을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알게 된 것.
그러므로 성경이 경고하고 있는 "세상 사랑"(요일 2:15)은 세상에서의 쾌락 추구를 말함이기보다
세상에서 남 밑지지 않게 살고자 하는 일체의 것을 말함이니
곧 주님께서 경계하신 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는"(요 12:25) 것이다.
십자가를 지는 것은 자기 부인과 의미상으로는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으나
엄밀히 따지면 차이가 있으니,
자기 부인은 머리와 몸의 관계에서 어느 쪽도 자기를 위하지 않는 삶의 영원한 진리인 반면
십자가 짐은,
현재 상황이 죽음과 죄에 빠진 인생들을 건지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때이므로
이 작업이 끝나면 영원히 쉬게 되고 수고를 끝낼 것이기 때문.
다시는 십자가를 지고 갈 근거 또는 필요가 없어지는 까닭.
이 세상이 사는 곳이 아니라 수고하여 일하는 곳이므로
일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을 갖추면 충분하기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고"(딤전 6:8)
현재 가진 것으로 만족하라 한 것임(히 13:5).
여기서 지나치면 세상 사랑으로 나아가게 됨.
일하는 곳이요 때일 뿐 아니라
불가불 싸울 수밖에 없는 전쟁 마당이 이 세상이다.
사탄을 위시한 악령들과의 싸움인 것이다. 무릇 싸움에서는 모름지기 죽기를 한하고 싸우는 것이지
자기 생명 아껴가며 싸우는 법은 없다.
死則生 生則死(사즉생 생즉사)이다.
죽고자 하면 사는 수가 있고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의 영적 싸움에서는
"사는 수가 있다"가 아니라 "반드시 산다"이다.
이 세상 지배자가 사탄이므로 이 세상은 적지(敵地)가 되어 있다.
아담에 대한 하극상으로 인간의 세계를 불법 점거한 형식이 되어 있으나
실은 이 자연계가 본래부터의 인간 삶의 보금자리 또는 영역은 아니니
인간의 영원한 삶 터는 초자연계 즉 영계(靈界)이기 때문이다.
초자연계에 속하는 몸 즉 신령한 몸으로 살아야 제격이다.
현재 천사나 악령들이 보이는 바와 같은 능력의 몸을 향유하며 살아야 사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소위 ufo로 현혹하기 전에는
악령들은 동양 일원에서 신선, 선녀, 선계 등으로 속였었다.
현대의 과학시대에 발맞추어 우주선, 외계 등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실상 이 문명의 이기(利器)라는 것은 인생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신령한 몸만 되면 이런 모든 것이 아이들 장난감보다도 못할 터인데
초자연계 몸으로 사는 것으로 회복됨이 급선무이지
언제까지 이런 소꿉질 같은 것에 의존하며 살 것인가!)
적(敵, anti) 그리스도의 출현을 위한 사전(事前) 포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단 시일 내 전인류를 효과 있게 장악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함이다.
옛 시절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황당한 악령들의 기만술에 말려들어
선녀 신선이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늙지 않고 죽지 않고 구름을 타고 천상 천하를 유람하며 사는 것을
비록 허황하다고 느끼면서도 동경했으니,
원래 초자연계 몸으로써 자연계와 초자연계를 아울러 다스리도록 창조된
인간의 애초부터의 특성 또는 본성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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