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는 길(수업 17)
국민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고삐 풀린 망아지 정권
차디 찬 손을
호호 불어 감싸준 부안 군민들에게
핵 독사 선사하여
불 치솟은
노랑저고리 나비들에게
디지게 두들겨 맞은 군수가
옷깃 여미는
벼 이삭 숙연함 없이
뻘 소리만 지껄이고 자빠졌으니
미움 가득 가득
진눈개비 추적거리던 날
생명에 평화를 그리려
교회 가는 길이 그렇게
서럽고 팍팍하였습니다.
돈 몇 푼
한 줌 권력에 자신을 팔아
세월 짓누르려는 장로들 떠오르면
발 길 더욱 무겁고
하늘 따라 우중충해
앞 길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첫 눈
환하게 웃어
빛나던 오늘 새벽
교회 가는 오름길에서
발걸음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핵 정책 반대를 위한
부안 기독인 모임 십자가 행진이
선한 사마리아 공동체 서울 향린교회로
일백 오십 여일
핵 젖 담가버린
부안 소식 알리려고
두둥실 나들이로
가슴 설레는 날이어서
그런지....
하늘 마저
붉게 물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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