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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신일건업，군포 공장터 매매계약 해제 공시에 분쟁 격화

유한양행이 경기도 군포 소재 공장터 매각과 관련한 ‘부동산 매매계약 해제’를 14일 공시하면서 계약당사자인 신일건업과의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신일건업은 계약해지로 큰 손실을 입게 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반면 유한양행은 전적으로 신일건업의 잘못으로 빚어졌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라고 강조하고 있다.

◇매매계약 해제 공시로 대립 격화=유한양행은 14일 신일건업과 부동산 매매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신일건업이 지난 12일까지 2004년 3월20일 매입키로 계약했던 경기도 군포시 유한양행 군포공장(761억원)과 유한메디카(96억9000만원) 부지에 대한 5차 중도금과 잔금 428억9000만원을 납입 마감일인 12일까지 납부토록 최종 통고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측은 계약 해지 후 보름 뒤 이미 납입한 중도금을 신일건업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양측간의 분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특히 신일건업은 “유한양행측이 엉터리 부동산을 속여 팔았고 그로인해 큰 손해가 불가피하다”며 계약무효를 위해 강력 대처키로 했다.

이 회사 조용식 실장은 “유한양행측이 계약금 85억8000만원을 제외하고 이미 납입된 중도금 340억만 돌려주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체 납입금 425억8000만원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그는 “계약금을 안 돌려주면 신일건업은 계약금 85억8000만원과 10억원 안팎의 취득세, 50억원가량 되는 각종 금융비용 등을 합쳐 총 13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신일건업은 ‘유한양행측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것을 숨기고 사기성 토지매매를 진행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며 부당이익 반환청구소송과 함께 사기거래에 대한 형사고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은 토지매매 설명회와 토지매매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개발제한에 대해 충분히 공지했고 신일건업은 이후 중도금(1차∼4차)까지 낸 만큼 신일건업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승자 없는 소모전 길어질까=‘매매계약 해제’란 일격을 당한 신일건업측은 모든 법적인 수단을 동원, 계약무효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13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고스란히 떼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 사우회 관계자는 “땅을 개발키로 하고 2004년 3월24일 땅을 계약했는데 6일 후인 29일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묶였다”며 “유한양행은 개발불가능한 땅을 팔았고 이미 우리 돈 430억원을 받아 충북 오창공장 건설에 잘 쓴 만큼 도덕성이 살아 있다면 이제 돈은 모두 돌려줘야 맞지 않느냐”며 “계약금을 떼먹겠다는 것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한양행과의 대화의 통로는 언제라도 열려 있다”면서 “양측이 서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찾는 노력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역시 문제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신일건업과의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평행선을 달려봐야 기업 이미지만 실추될 뿐”이라면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email protected] 신홍범기자 72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