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 중수부가 수사한 기업범죄, 실형선고율 5%에 불과
[이데일리 조용철기자] 중요 기업범죄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주도해 온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했던 기업범죄의 대부분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재연 울산지검 검사(금감위 파견)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에서 주최한 `기업범죄 양형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검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해 기소한 뒤 판결이 확정됐거나 항소심 판결까지 선고된 기업범죄 117건을 상대로 법원의 선고형을 분석한 결과 집행유예 107건, 벌금형 4건으로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겨우 6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 기업범죄자들에 대한 실형율이 기업범죄를 제외한 일반사건의 실형율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한 기업범죄의 실형 선고율이 겨우 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 검사는 "이같은 통계자료에 비춰볼 때 지금까지 기업총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형사재판에서 일반인에 비해 유리한 선고형을 받아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기업범죄자에 대해 사실상 유리한 형이 선고되어온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는 형사재판에 있어서 지금까지 선진국처럼 합리적인 양형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판사의 양형재량이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조 검사는 이어 "이같은 점을 이용해 이른바 재력을 가진 피고인이 재력을 이용해 전관 변호사 등 유능한 변호사들을 선임해 법정 안팎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변론활동 등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범죄사건의 경우 전부는 아니지만 (재판부가) 선고형을 미리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추어 양형이유를 구성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때도 여러번 있었다"고 말했다.
조 검사는 "형사재판에서 이른바 `감`에 의해 선고형을 정하고 재력을 가진 기업범죄자들이 이와 같은 제도적 미비점을 이용해 일반 형사사건 피고인보다 유리한 판결을 선고받는 것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요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판사가 양형을 정함에 있어서 어떤 경로를 통해 양형을 정한 것인지 투명하게 설명되고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변 부회장인 정미화 변호사는 주제발표에서 "기업총수에 관한 집행유예의 남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양형위원회의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으 양형에 관한 서법적 감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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