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사회] 각 가정에 설치된 계량기의 결함으로 가스공사가 도시가스 회사들에 공급하는 도시가스 물량과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물량에 연간 최고 2억5206만3000㎥의 차이가 발생하면서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도시가스 회사들이 2977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사원에서 99년 산업자원부에 판매량 계량기의 부적정함을 지적하며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7년째 개선이 안돼 사실상 산자부가 도시가스 회사들의 부당이익 취득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27일 “가스공사가 도시가스 회사에 공급하는 공급량과 도시가스 회사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판매량이 동일해야 하는데 판매량 계량기가 부적정한 탓에 차이가 발생,96∼98년 3년동안 도시가스 회사가 777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겨왔다”며 “이에 감사원에서 99년 12월 산자부에 대해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감사원의 시정조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구조적 결함이 고쳐지지 않아 96년부터 지난해까지 도시가스 회사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2200여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물지 않아도 될 돈을 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공급량과 도시가스 회사들의 판매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판매량 계량기의 구조적 결함 때문. 가스공사에서 도시가스 회사에 가스를 공급할 때는 0℃ 1기압 상태에서 부피를 계량해 공급가액을 산출한다. 반면 도시가스 회사들은 소비자에게 가스를 판매할 때 상온 상압 상태에서 부피를 계량해 판매가액을 계산해 낸다.

도시가스는 온도가 1℃ 올라갈 때마다 부피가 0.37%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상온 상압 상태에서는 부피가 팽창,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은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 의원은 “99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의 도시가스 회사들이 가스공사로부터 사들인 도시가스는 775억1073만1000㎥이지만 소비자에게 판매한 물량은 783억8186만3000㎥로 8억7113만2000㎥의 차이가 발생했다”며 “이 차이로 인해 도시가스 회사들은 22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가스요금 인상분, 이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도시가스 회사들이 96년부터 2004년까지 9년여동안 챙긴 돈은 2977억원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원은 감사원의 지적에 산자부가 온도와 압력 차이를 보정해 정확한 가스 사용량을 계측할 수 잇는 가정용 소형 온압보정기를 개발·보급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지만 무려 7년째 시간만 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산자부가 온압 보정기 개발조차 도시가스 회사들로 구성된 협회인 도시가스협회에 맡긴 것을 볼 때 사살상 부당이득 챙기기를 방치 내지는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산자부와 도시가스 회사들은 더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부당이득을 소비자에게 반환하고,계량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정용 소형 온압보정기를 즉각 개발하는 동시에 계량오차를 가스요금 인하에 반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