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일종의 가전(家電)주치의 제도인 ‘케어-비즈니스’ 서비스 도입을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일정 금액의 연회비를 내면 담당 기술자(홈닥터)가 일년 내내 정기적으로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전자제품을 검진하고, 필요시 부품도 교체해주는 것.

삼성전자가 신개념 서비스라고 강조한 이 서비스는 사실 웅진코웨이가 1998년부터 실시해 온 ‘사전관리서비스’(BSㆍBefore Service)와 같은 개념이다.

웅진코웨이는 ‘코디’(코웨이 레이디)라는 서비스관리전문가를 두고, 매달 일정액을 내면 자사의 정수기와 비데 등을 렌탈해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기적인 방문관리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홈닥터는 500명 수준으로 걸음마 단계지만, 웅진코웨이의 코디는 1만 명을 넘어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장사에는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벌이만 된다면 ‘형’(1위 업체)이 ‘동생’(하위 업체)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57조 8,000억원으로 웅진코웨이(1조원)의 50배를 넘는다. 골리앗이 다윗의 ‘뛰어난 상술’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셈이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2002년 5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브랜드 이름을 내건 ‘브랜드숍’을 선보였다. 당시 화장품은 전문점이나 백화점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었고, 브랜드숍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 브랜드숍은 화장품 판매의 대표적인 채널로 자리잡았다. 1월 현재 미샤의 307개 매장을 비롯, 10~11개 브랜드에서 500개 이상의 브랜드숍을 영업중이다. 업계 1위인 태평양 역시 지난해 5월부터 ‘에뛰드하우스’ 등 브랜드숍을 오픈하기 시작, 내년 말까지 160개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2003년 11월 오비맥주는 1.6ℓ 용량의 페트병 맥주를 국내 최초로 내놓았다. 출시 당시 회의적인 시각과는 달리, 페트병 맥주는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하이트맥주도 유사한 제품으로 맞불작전을 벌여 페트병 맥주는 현재 전체 맥주시장의 1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또 지난해 1ℓ, 700㎖ 들이 소용량 맥주까지 페트병 제품으로 속속 판매되면서, 올 연말까지 페트병 맥주의 점유율은 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04년 뒤늦게 밥솥시장에 뛰어든 웅진쿠첸은 지난해 ‘황동 밥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황동 밥솥은 열 전도율이 뛰어난 황동을 이용해 밥맛을 좋게 한 제품으로, 3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국내 밥솥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쿠쿠도 이에 질세라 지난해 11월 ‘황금동 밥솥’을 출시했고, 양 사는 프리미엄 밥솥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재연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