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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값 담합 소비자 770억 피해

KCC, 삼화페인트 등 국내 유명 페인트 제조업체 11개사가 서로 짜고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7백7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건축·자동차·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페인트 가격의 인상시기와 인상수준을 담합한 페인트 제조업체 11개사에 모두 1백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페인트 업체의 가격담합을 조사해 과징금을 물린 것은 처음이다.

과징금을 물게 된 업체는 KCC(33억3천8백만원), 삼화페인트(22억2천5백만원), 디피아이(19억7천6백만원), 건설화학공업(18억3천4백만원), 인터폰(5억4천4백만원), 조광페인트(3억1천2백만원), 파우켐(2억2천9백만원), 현대페인트공업(2억5백만원), 벽산페인트(1억9천4백만원), 엘지루코트(7천4백만원), 동주산업(5천6백만원) 등이다.

공정위 조사결과 이들 페인트 제조업체는 지난해 2차례에 걸쳐 페인트 가격을 담합해 10~20%가량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담합이 이뤄진 품목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컴퓨터, 휴대폰 등 전자제품, 자동차·선박뿐 아니라 일반 주택 외벽단장용으로 쓰이는 페인트까지 망라하고 있어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제품들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품목별로 75%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페인트 제조업체가 서로 짜고 가격을 올린 뒤 담합이 느슨해지자 다시 가격을 공동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담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관련 매출액 중 7백7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담합에 의한 소비자 피해를 관련 매출액의 15~20%로 분석한 방식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에 참가했던 일부 업체가 자진신고를 해와 담합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중간재와 소비재 분야의 담합을 적극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성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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