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ㆍ기간 부풀려 보험금 타내
렌터카 업체는 혐의 완강히 부인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렌터카의 대여기간을 늘리고 상위등급 차량을 대여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 낸 혐의로 렌터카 업체 운영자 등 70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4일 허위 서류를 꾸며 보험금 1천4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S렌터카 대표 장모(52)씨 부부와 이들의 범행을 도와준 혐의(사기방조)로 견인차 기사 방모(42)씨 등 6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2005년 12월 교통사고 피해자 이모(30ㆍ여)씨에게 차량을 빌려 주면서 계약서에 실제보다 고급인 차종을 임의로 적어 보험금 50여만원을 부풀려 타내는 등 2003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120여차례에 걸쳐 보험사 11곳으로부터 1천130여만원의 보험료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또 지난해 4월29일 이모(31)씨에게 열흘간 차를 대여해 줬음에도 대여기간을 14일로 늘려 보험금 30여만원을 부풀리는 등 3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방씨 등 견인차 기사 68명은 장씨로부터 4만~12만원씩의 소개비를 받고 고객에게 차량을 넘겨 줄 때 계약서에 차종과 번호, 대여 기간은 비워 두게 한 뒤 서명만 받아 허위 서류를 작성하게 도와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기존 보험범죄는 조직폭력배가 개입해 고의사고를 내거나 치료비를 과잉 청구하는 수법이 대부분이었으나 이 사건은 처음으로 적발된 신종 수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다른 렌터카 업체에서도 유사한 수법으로 허위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당황해 꼼꼼하게 계약서를 쓰기 어렵다는 점과 보험사가 일일이 심사를 하기 힘든 어려움을 악용한 신종 수법"이라며 "운전자들은 렌터카를 빌릴 때 계약서를 일일이 확인하고 보험사도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S렌터카 관계자는 "고의로 보험금을 부풀리는 사기를 저지른 적이 결코 없다. 액수 차가 있다면 직원들의 사소한 계산상 실수일 가능성은 있겠지만 사기 의도가 있었다면 20억원대 보험금을 청구하는 회사에서 5년간 1천400만원을 챙겼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업체를 말살시키려는 보험사들의 행위에 경찰이 동조해 아무런 해명 기회를 주지 않고 무리하게 표적수사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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