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기업비리 > 쥐꼬리 월급·폭력·차별…노동환경 나아진게 없다

# 인권연대, 외국인 고용허가제 2주년 실태조사

외국인노동자의 국내 취업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과도한 송출비용과 열악한 노동환경 등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노동자 지원단체 네트워크인 이주노동자인권연대는 지난 2004년 8월부터 시행된 고용허가제 2주년을 맞아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벌인 '2006 고용허가제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했다.

'2006 고용허가제 실태조사'는 베트남과 스리랑카,몽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우리나라와 인력송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6개국 출신의 이주노동자 300명에 대한 국내 설문조사 및 베트남과 스리랑카 현지조사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고용되기 위한 공식 송출비용은 필리핀이 390달러로 가장 낮았으며 베트남 669달러,스리랑카 866달러 등 6개국 평균 733달러였다. 그러나 실제 이주노동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1천396달러로 공식 비용에 비해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실제 비용은 3천407달러로 공식 비용의 5.1배에 이르고 있어 산업연수생제도의 큰 폐해였던 과도한 송출비용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렵사리 한국에 건너와서도 이들 이주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피폐했다.

설문조사 결과 297명의 응답자 가운데 246명이 일일 정식 근무시간을 '8시간 이하'라고 답했으나 194명이 '하루 평균 2~3시간',30명이 '2시간 미만',29명이 '4~5시간' 추가 근무하는 등 응답자 대부분이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어 이들의 실제 근무시간은 하루 11시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의 급여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포함해 월 평균 83만원가량에 불과해 이들이 저임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이주노동자 294명의 월급은 평균 83만2천737원으로 이 가운데 '71만~80만원'이 125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42.5%를 차지했으며 '91만~100만원'이 57명(19.4%),'70만원 이하'가 43명(14.6%) 순이었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더불어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노동자가 전체 300명의 과반인 164명이었으며 이 중 91명(55.5%)이 '한국 동료와의 차별대우를 경험했다'고 말했고 '신분증 압류'(88명)나 '관리자의 폭력'(51명)에도 상습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 300명 가운데 180명이 다른 사업장으로의 직장 이동을 원했다.

이에 대해 '부산 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정귀순 대표는 "많은 부작용을 낳은 산업연수제도를 유지한 채 고용허가제를 병행한 것부터가 모순"이라며 "내년부터 산업연수제도가 폐지되는 만큼 2년간의 고용허가제 시행으로 나타난 문제점도 이번 기회에 적극 개선해 이주노동자의 고통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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