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레이저 프린터가 고장이나, HP 서비스 센터에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프린터를 점검한 기사는 파워부 이상으로 인하여 고장이 발생하여, 약 20만원의 수리비가 나온다고 밝히고 수리를 하겠느냐고 묻더군요(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새로 프린터를 사는 비용과 거의 동일한 비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디가 어떻게 고장났고, 어느 부품을 갈아야 하며, 인건비 포함하여 얼마인지 견적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기사는 HP 프린터의 경우 전체 기계를 교체하게 되어 어느 부위가 고장나던지(50원짜리 퓨즈 하나 교체하더라도) 수리없이 프린터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 HP 프린터 고객지원 정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느 부위가 고장났는지 설명할 수 없고, 부품의 가격도 밝힐 수 없으며, 수리 비용 명세를 제시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에 와서 거의 모든 전자제품의 생산은 모듈화되어, 어느 부위가 고장나면 고장난 부위의 교체만으로 고장을 수리할 수 있습니다. HP의 노트북이나 PDA 등의 경우에도 AS를 요구하면 고장 부품 리스트와 용역비를 포함하여 전체 수리 비용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동일한 프린터의 케이스를 열어보았을 때에도 HP 프린터의 각 부품은 모듈화 되어 단순히 나사를 풀고, 커넥터로 연결된 해당 모듈을 교체 재조립 함으로써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항의를 하였을 때, HP의 “공식적인 답변”은 서비스 비용은 판매 가격의 70-80%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여 republish된 장비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조 업체에서 70-80%는 제조원가에 맞먹는 비용이며, 포장비, 매뉴얼, 연구비, 광고비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신품보다 더 비싼 돈을 지불하고 republish된 중고 장비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비용 지불 없이” 회수된 장비는 HP에서 세척 및 점검 등의 과정을 거친 후 republish되어 고객에게 다시 republish 장비라는 명목으로 70~80% 가격으로 판매되게 됩니다.
프린터에 고장이 발생하였다면, 고장 부위를 파악하여, 고장난 부품비와 용역비용을 계산하여 청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이며, 만약 정책상 프린터 전체 교체가 요구된다고 해도 이에 대한 점검 및 비용 계산을 통해, 고장나지 않은 부품에 대한 가격은 고객에게 환불해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고장부위도 파악하지 않고, 고장난 부품의 가격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조건 전체 물품의 교체를 요구하여, republish된 프린터 “판매”하고, 고객으로부터 “문제가 있는” 프린터를 무상으로 회수하여, republish 하여 다른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것은 심각한 대기업의 횡포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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