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과 8000억원 사회기금
전국이 난리입니다. 서울은 전국 곳곳에서 생존의 절박한 몸부림에 지친 노동자,
서민들의 분노와 슬픔이 덩어리째 몰려와 하루에도 수백, 수천명이 청와대와
정부청사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삼성공화국의 황제이신 이건희 회장이 5개월
만에 귀국했습니다. 귀국과 동시에 삼성은 대통령 자리를 돈으로 사려고 했던 X
파일을 이제는 지워주기를 바라는 심정에서인지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서민으로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거액 8000억원을 사회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05년 한해 한국을 들었다 놓았던 이건희와 삼성이 벌였던 희대의 대국민사기극은
그렇게 돈벼락으로 본질을 비껴가고 있습니다.
다음 차례는 이웅렬회장?
코오롱 이웅렬회장은 존경해 마지않는 일류기업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통크신 분은 역시 다르다’고 감탄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을
삼성공화국으로 불리도록 만든 이건희회장이 왜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모은 돈을
내놓고 엎드려야 했는지 깨닫지 못했을 겁니다. 제 아무리 세계 일류기업이라도
사회적 양식과 신뢰를 저버리고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인 걸 몰랐을 겁니다.
대통령도, 법무부장관도, 검찰도 해내지 못한 일을 상식을 가진 다수의 국민들과
여론이 삼성에 책임을 물은 결과입니다.
이제 이웅렬회장 차례입니다. 반인권기업, 반윤리기업, 반노동자 기업 코오롱에
상식과 여론이 등을 돌린지 오랩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합시다. 거짓말과
철면피한 변명으로 더 이상 코오롱을 망쳐선 안됩니다.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다음 차례는 이웅렬 회장입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무친다.
때늦게 만난 폭설과 한파보다 더 사무치고 시린 것이 코오롱의 인권유린과
노동탄압을 대하는 법의 태도입니다. 어느 탈주범이 세상을 향해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코오롱 노동자들이 지금 외치고 싶은 가장 절박한 외침입니다. 법은
어찌 이리도 가진 자 앞에 무기력합니까?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구속과 처벌을
요구하며 지금도 코오롱 노동자들이 검찰청 앞에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재벌에는 솜방망이, 노동자엔 쇠방망이인 <법>은 코오롱 앞마당에서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단식으로 저항한다.
우리는 2월 17일부터 단식에 들어갑니다. 코오롱 노조탄압과 부당해고의 진실을
이대로 덮어둘 수 없기 때문에, 죄지은 자를 벌하지 않는 <법>과 <원칙>을 뒤로 하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코오롱의 범죄는 법 이전에 사회적 상식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방치되는 현실에 맞서지 않는다면 인간이길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 단식과 삼보일배와 1인 시위와 천막농성으로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담아 기운차게 싸워나갈 것입니다.
세상은 그만큼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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