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정수기만 보면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2개월에 한 번씩 와서 내부 청소하고 점검하겠다던 코디가 5개월이 넘도록 오지 않고 있으며 방문 신청 전화를 했는데도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입니다….”
웅진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의 코디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다.
렌털서비스와 코디시스템은 웅진그룹 대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가 외환위기 때 들고 나온 승부수였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98년 렌털서비스를 시작해 10년간 300만가구를 유치해 매출 1조원을 이룩한 초석이 됐다.
하지만 급격하게 덩치가 커지면서 웅진코웨이의 렌털(코디) 시스템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기점검 등을 도맡은 코디가 5개월째 무소식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이전 설치 비용을 별도로 요구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정수기를 렌털받아서 사용하고 있는 김국현씨(42·경기도 수원)는 “코디가 몇 달째 오지 않아 정수기 내부를 한번 봤더니 곰팡이가 잔뜩 끼어 있었다. 그동안 비싼 렌털비를 꼬박꼬박 내가면서 썩은 물을 마시고 있었던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코디들에 ‘늑장 아프터서비스(AS)’에 대해 항의를 하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난도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불편사례로 인해 렌털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불만사례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사후서비스와 함께 공기청정기 등 ‘재주문 수주’까지 하고 있는 웅진의 코디시스템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 증가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
렌털시스템과 함께 웅진그룹을 우량기업으로 도약하게 한 원동력인 코디시스템은 결국 ‘AS정신 실종’ 때문에 흔들리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을 감동시키는 고객감동 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사후관리를 제대로 못할 경우 고객감동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웅진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고객들의 비판 목소리를 겸허하게 들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디시스템은 외환위기 당시 정수기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회사가 쓰러질 지경에 처했을 때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들고 나온 승부수였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의 아이디어가 오늘의 웅진을 만드는 초석이 됐으나 앞으로 코디서비스의 질적 업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측은 “고객과 코디 간에 약속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생긴 일이다. 전국의 1만3000여명 코디를 일괄해서 본사에서 지휘·감독하긴 쉽지 않다”면서 “코디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발생치 않도록 매달 교육을 통해 주지시키고 있다”고 애로점을 호소했다.
73392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