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기업비리 > '순천판 하얀거탑' 성공적인 수술이라더니

순천의 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에서 디스크 제거 수술 뒤 수술부위에 염증이 발생하는 의료사고가 일어나 말썽이 일고 있다. 순천시 'ㅂ'면에 사는 박 모(56)씨는 순천에서 관절 수술로 이름난 H 병원에서 지난해 7월 20일 허리 디스크(4번과 5번 척추) 레이저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이 성공적으로 됐다던 병원 측의 설명과 달리 수술 다음날부터 박씨는 열이 오르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병원 측은 당시 박씨가 수술 전 복용한 한약의 독성 때문에 간수치가 높아져서 그렇다는 진단을 내렸다. 박씨는 이 말만 믿고 계속 이 병원에 입원했지만 오한은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수술한 지 열흘 만에 서울 K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K 병원에서 내린 진단에 따르면 간에는 이상이 없었고, 발열 원인은 수술 부위에 염증에 의한 것이었다. 게다가 애초에 2~3시간을 예상하고 시작한 수술에서, 염증이 이미 척추 앞뒤로 번져 장기를 드러내는 대수술을 7시간에 걸쳐 2차례나 받았다. 박씨는 골반뼈를 잘라내 수술 부위에 붙이는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뼈가 잘 붙지 않아 현재도 2주마다 한번씩 서울로 통원 치료를 하는 등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다수의 농기계를 보유해 일년이면 5천여만 원의 수입을 벌었던 박씨는 잘못된 수술에 따른 손해배상 1억 5천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박씨는 무엇보다 병원의 무성의한 태도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씨 가족들은 "서울에서 수술을 받은 후 H 병원에 가서 이야기를 했더니 담당 원장이 환자를 보고 콧방귀를 끼며 팔짱을 끼고서 웃어버리더라. 기가 찼다. 죽다가 산 사람 살려왔는데…"고 하소연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사회통념상 재수가 없다고 할까? 환자도 병원도 재수가 없는 것이다. 수술 후 감염이 됐는데 감염 경로를 우리가 어떻게 아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하려 하고 있지만, 환자 가족들이 무리한 보상금을 요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병원 측의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며 22일 오후 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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