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마켓, 무자료거래ㆍ매출쪼개기…변칙 난무
[매일경제 2005-12-05 08:17]
◆사이버마켓 독버섯 판친다 (3)◆
인터넷 오픈마켓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전자상거래기 때문에 탈세가 힘들 것 같지만 사실은 오프라인 마켓 못지않게 탈세 등 변칙적인 수법들이 횡행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별도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판매를 할 수 있고 문제 가 생기면 바로 사이트를 폐쇄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탈세 여부를 적발하 거나 입증하는 것도 힘들다.
거래건수와 거래금액이 워낙 방대해 세무당국이 일일이 조사하기 어려워 '사각 지대'로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탈세수법은 제조사와 판매자간 무자료 거래.
개인판매자나 영세한 사업자가 대부분인 오픈마켓 판매자 상당수는 제조업자에 게서 물건을 납품받을 때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판매자는 "물건을 조달할 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다" 며 "소량 거래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탈세 방법은 판매자들이 자기 친인척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여러 개 ID를 사용해 판매하는 것.
부가가치세법상 '직전 1년 공급대가 합계액이 4800만원에 미달하는 개인사업자 는 간이과세자로 인정'되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간이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사 용하는 편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매출이 2000만~3000만원 이상인 판매자 중 여러 ID로 거래를 해 세금을 절약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구동훈 세무사는 "세금계산서를 끊지 않아 매입과 매출이 축소되면 개인사업자 들은 부가가치세법상 공급가액(간이과세자는 공급대가)이 수입금액으로 잡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덜 내게된다. 세금회피 목적으로 ID를 분산해 거래를 하는 것도 명백한 탈세"라고 말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 초창기에 판매자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 오 픈마켓 관계자들이 이 같은 '노하우'를 알려 주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결제대금 사기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대형 오픈마켓들은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시스템)를 시행하고 있지만 중소 오픈마켓 30~40%는 에스크로제를 시행하지 않는 곳이 많다.
이처럼 오픈마켓에서 불법 탈법이 판치면서 소비자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오픈마켓 시장은 기본적으로 개인간 거래가 원칙인 데다 관련 법규는 없는 것 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미비돼 있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해도 피해구제 를 받기가 유독 힘들다.
소비자 정 모씨는 얼마 전 오픈마켓에서 CD-RW를 구입했다. 신제품이라고 명시 돼 있었지만 실제 배송을 받아보니 포장도 제대로 돼 있지 않고 보증서도 첨부 돼 있지 않았다. 설명서와 달리 CD 복제도 되지 않았고 소음도 심했다. 중고품 이 분명했다.
정씨는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판매자는 신제품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며 교 환이나 환불은 절대 안 된다고 버텼다.
정씨는 다시 오픈마켓 업체에 항의했지만 자신들 책임이 아니라는 답변만 들어 야 했다. 정씨 사례처럼 오픈마켓에서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최근 들어 급증하 는 추세다.
4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 7~11월 5개월 동안 접수된 오픈마켓 관련 피해상담 건수는 1859건에 달한다.
올 상반기 1334건과 지난해 상반기 674건에 비하면 1.5~3배 가까이 증가한 것 으로 한 달 평균 370건이 넘고 하루에도 12건 이상씩 피해사례가 접수된 셈이 다.
주요 피해사례는 품질불량과 계약 해제ㆍ해지 거절, 각종 부당행위 주문, 표시 광고와 다른 상품 배송 등이 대부분.
올 상반기 상담건 중 오픈마켓 관련 피해구제 비율은 8.9%로 같은 기간 전자상 거래 전체 피해구제 비율인 14.6%를 밑돌았다.
소보원측은 "개인간 거래에서 발생한 피해는 특히 구제가 힘들다"며 "대책마련 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호승 기자 /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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