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회 심의없이 35개 사업, 1조4634억 증액 사용”(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 “기획예산처와 협의없이 2392억원의 결산 잔액을 마음대로 사용”(교통안전공단 등 16개 기관), “출연금 232억원을 목적 외로 사용”(노동부)….
감사원이 1일 밝힌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잘못된 예산 사용 사례다.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 해 동안 법을 어겼거나 마음대로 썼다가 감사원에 적발된 건수는 모두 2044건이다. 감사원이 추징, 회수한 금액만 4061억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11개 기관은 연말에 시설비 등으로 쓰고 돈이 남자 이를 직원들의 해외연수 비용이나 운동기구를 사는 데 118억원을 썼다. 문화관광부 등 6개 기관은 예산을 많이 편성한 뒤 쓰지 않은 돈 81억원을 각종 경상경비로 지출했다. 육군본부도 2004년과 2005년 부대운영비에 30억원을 더 많이 편성한 후 이중 12억원을 ‘지상군 페스티벌 행사비’로 사용했다.
경남 마산시는 폐기물 처리 시설을 만들 위치를 선정도 안 한 채 보조금 67억원을 받아 작년 말까지 그대로 묵히기도 했다.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연구원이 2001∼2005년 총 8차례에 걸쳐 용역성과를 제출하지 않았는 데도 용역비 11억원을 지급했다.
또 한국국제협력단 등 9개 기관은 별도로 적립해놓은 223억원의 예산을 자체 수입에서 빼고 같은 금액만큼의 출연금을 더 편성해 정부 예산을 타냈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