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내년 중 도입하기로 합의한　근로소득 보전세제(EITC) 제도의 보조금　규모가 가구당 연 100만∼150만원 정도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이 50만가구 정도를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생각하는　반면, 정부는　15만가구 정도를　검토하고 있어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제5정조위원장은 11일 “저소득 노동가정에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이 되려면 보조금　규모가 연간 100만~150만원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며 “이 정도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로 들어가는　액수로, 이런 부담만 줄여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내부 평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혜택을 보는 가정은 한달에 10만원 안팎의 보조금을 받는　셈이 된다.

이 위원장은 “현재로선 50만가구 정도에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렇게 하려면 최소 5천억원에서 많게는　7천억원 정도의 재원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소득 보전세제는 가족　중에 일을 할 수 있는　구성원이 있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일을 해서 소득이 늘어나면 보조금을　그만큼 더 주는　제도다. 일을 많이 할수록 보조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근로의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등이 마련한 안은 15만가구 정도를 우선적으로 선정해 이들에게 연평균 100만원 정도를 지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쪽은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연 1500억∼2천억원 정도가 드는　이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은 추석을 전후해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보조금　규모와 지급 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태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