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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노출한 관세청 보도자료

마약 검거실적 자랑에 함정수사 기법 공개돼

관세청이 25일 ‘상반기 마약류 검거 실적및 동향 발표’라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가끔 나오는 통계 자료이긴 하지만, 참 어이없는 내용이 들어있더군요.
자료중 적발 사례를 설명하는 부분에 ‘4월 16일 미국에서 도착한 국제우편물의 커피 봉지에서 21g의 대마초를 적발, 통제배달을 해 수취인인 미국인 영어 강사 1명 검거’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유사한 ‘통제배달’ 사례가 8건 소개돼 있었습니다. 통제배달이란, 세관당국이 국제우편물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을 적발했으면서도 마치 적발되지 않은 것처럼 배달을 해서 수취인까지 일망타진하는 일종의 함정 수사 기법입니다.
이런 수사기법은 당연히 밀수범들이 알아서는 안되니 당연히 공개돼서는 안될 부분일텐데, 보도자료에 버젓이 실려있었습니다.
아마 관세청은 “이렇게 많은 실적을 올렸다”는 자랑이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올 상반기 마약류 밀반입 적발 실적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건수는 34%, 액수는 18% 증가했답니다.
관세청 직원들의 노고와 실적은 충분히 격려받아야할 일입니다. 하지만 만천하에 공개되는 보도자료에 수사 기법을 넣은 것은 사족(蛇足)을 다는 과잉 홍보라는 생각입니다. 관세청 마약조사과의 한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래도 되는거냐”고 물었습니다. “수사 기법이니 부각시켜서 쓰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하지만 문제의 보도자료는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외 밀수범들도 볼 수 있죠.
(이진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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