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군대비리 > 육군준장의 거짓말

군 당국이 3000억원을 들여 추진한 교전훈련장비인 마일스(MILES)사업이 군 당국의 관리부실로 표류하고 추가 사업인 중대급 마일스사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보도(문화일보 1월30일 1·4면 참조)에 대해 육군이 해명과 부인을 하고 나섰지만 문화일보가 입수한 ‘관찰통제관 지침서(육군본부)’에 따르면 육군의 해명이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31일 드러났다.

더구나 육군은 530억원대의 중대급 마일스사업 업체 경쟁개발과 관련, “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부실관리 책임을 업체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관련 업체가 강력히 반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공성진(한나라당) 의원 및 군 관계자에 따르면 마일스 사업 주무부서인 육본 비무기체계사업단(단장 최명곤 준장)은 육군 전력 발전 업무 규정에 명시된 군사요구도(ROC) 변경 절차를 무시했으며, 개발에 참여한 업체의 개발 시제품을 검사시까지 밀봉토록 한 규정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대급 마일스 장비의 부실 관리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중대급 마일스사업도 주먹구구식으로 파행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공 의원측과 국방부 감사관계자들은 30일 중대급 마일스 사업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인제·홍천의 육군과학화전투훈련장(MCTC)을 참관한 육군본부 소속 관찰 통제관들의 마일스 장비 종합 보고서격인 관찰통제 지침서에 따르면 마일스 발사기의 기술적 문제점들이 상세히 적시돼 있다.

육군이 감사결과 “현재 운용되고 있는 소대·대대급 마일스 장비는 이상이 없다”고 밝힌 해명과는 상이한 내용이다.

지침서는 K 201 유탄발사기 마일스와 K4 고속유탄기관총의 경우 ‘사각지역 사격 불가’‘탄착점 관측 불가로 수정사격 제한’이라고 명시해 이 유탄발사기의 주기능인 은폐·엄폐물 뒤의 적 사격을 위해 포물선을 그리는 곡사(曲射) 모사(시뮬레이션)가 불가능하고, 실화기 기능을 대부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유탄발사기의 경우‘호형 가늠자 미활용’을 지적해 이 무기의 주기능인 호형가늠자로 사거리 조정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침서는 이밖에 K1, K2 소총, K3 기관총, 토 미사일, 전차 등 개인화기와 중화기 등에 장착되는 마일스 장비 대부분이 실화기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소기의 훈련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정충신기자 [email protected]

기사 게재 일자 2007/01/31 75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