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군대비리 > “美, 핑계 만들어 北침공?”

북한 내부에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적극적 군사조처를 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을 한미연합사가 추진해 온 것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중단시켜 파장이 일고 있다.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 5029' 추진 사실과 관련, 강정구 평화통일연구소장이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이를 처음으로 보도한 15일자 ‘한겨레’는 작전계획 초안에는 북한에서 정변이 발생할 경우 ‘데프콘(방어준비태세) 3’을 발령하도록 돼 있는데, 데프콘이 3단계 이상으로 올라가면 군사작전권이 자동적으로 미국 쪽으로 넘어가게 돼 있다는 점에서 주권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겨레는 또 “문제는 북한에 정변이 발생해도 남침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초기단계부터 주한미군이 군사적 조처를 취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하며 “이 작전계획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 정한 원칙들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의 위기를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작전계획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국익과 군사적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남북한 주민들의 안전이나 한반도의 안정은 소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NSC 사무처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NSC는 지난해 12월 합참으로부터 한미연합사가 ‘작전계획 5029’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으며 그 내용을 검토했다는 것.

NSC는 “검토 결과 이 안이 한ㆍ미 군 당국간에 추진되기에 적절치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고 여러 사항들이 대한민국의 주권행사에 중대한 제약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중단 이유를 밝힌 뒤, “NSC 상임위원회는 올 1월 작전계획 추진 중단이 필요하다고 결론 지었으며, 국방부는 이 사실을 연합사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북한침공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통일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이라크 전쟁을 빗대며 “이 작전계획은 미국이 작은 핑계라도 만들어 낸다면 한반도에서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임을 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문제의 작전계획은 남북 모두에게 주권침해적 요소가 다분한 것임을 강조, “미국은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민족에게 적대감을 강요하며 생존을 위협하는 일체의 군사적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도 “미국의 한반도 패권야욕을 위해 북한 침공을 서슴없이 계획하고 이를 우리 정부에게 강요하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날 오후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1인시위를 전개했다.

1인시위에 참가한 강정구 평화통일연구소장은 “미국의 작전계획수립에 대해 우리 군 수뇌부는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조차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영득 기자〈[email protected]〉 72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