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전방부대에서 고참병에게 구타당한 이등병이 이를 고발하는 내용의 유서를 쓰고 자살해 파문이 일고 있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인분(人糞)’ 가혹행위 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발생한 데다 군내 가혹행위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7시쯤 강원도 화천군 육군 ○○부대 보일러실에서 강모(21) 이병이 2ｍ5 높이의 배관에 전투화 끈으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강 이병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육군수첩에는 “어머님 아버님 죄송합니다. … 군대가 힘들다. 군대에 아직도 폭행이 존재하고 욕설이 여전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K대 2학년을 휴학하고 입대한 강 이병은 아버지가 20여년 군 생활을 하다 두 눈을 실명하고 전역한 원호가족 자녀여서 현역에 입대하지 않아도 됐지만, 본인이 현역 입대를 고집해 각서까지 쓰면서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헌병대는 2주일 전 이 부대로 배치된 강 이병이 사고 당일 오후 5시~6시30분까지 위병소 근무를 서다 고참병인 김모(22) 상병으로부터 “행동이 느리다”며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김 상병은 욕설과 함께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고 전투화로 무릎 아래 정강이 부분을 세 차례 걷어찼다고 진술했다고 육군 관계자는 밝혔다.
장일현기자 (블로그)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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