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세를 보인 전경과 상담한 의사가 '자살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했으나 주위의 관리 소홀 등으로 1시간여만에 전경이 부대에서 목을 매 숨졌다.
5일 전북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30분께 해양오염순찰선 소속 전경 박모(21) 이경이 경찰서 내 창고에서 목을 매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동료 전경들은 "이날 오후 외박을 나가기로 돼 있던 박 이경이 화장실에 간다고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구내를 살폈더니 창고에 목을 맨 채로 있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박 이경이 지난 4월 부대에 배치됐으나 잘 적응하지 못했으며 최근 전경 책임자에게 '육상근무를 하고 싶다'고 밝혀 정신과 진료를 받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이경은 이날(4일) 오후 2∼3시 부대 소대장과 함께 군산의료원 정신과에서 상담 및 진료를 받았으며, 당시 전문의는 '박 이병이 자살할 의도가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의는 소견서에 '박이병과 상담한 결과 자살할 의도가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했다.
하지만 해경은 부대로 돌아온 박 이경을 내무반에 쉬게 한 뒤 적극 감시하지 못했고, 박 이경은 이를 틈타 혼자 창고로 가 자살했다.
또 박 이경이 월∼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바다에서 근무하는 해양오염순찰선의 근무를 기피, 일부 선배들과 갈등을 빚고 있었으나 해경측은 이를 정확하지 파악하지 못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군 생활을 힘들어 하던 박 이경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을 갔다와서 박 이경의 부모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하고 와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유족측은 "전문의사의 경고에 관심을 가지고 대처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박 이경의 상급자 등을 대상으로 구타 등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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