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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00억 현금유치 ‘소문난 돈줄 ’

[한겨레] 4조 자산, 13개 계열사 둔 공룡
운영실태 베일속 문어발 투자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업계에서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실력자로 통한다.

군인공제회는 회원 15만여명 가운데 91% 이상을 차지하는 부사관 이상 군인과 군무원들한테서 매달 1인당 평균 28만원을 납부받아 적어도 월 400억여원의 현금을 유치하고 있다. 회원들에게는 반대급부로 연 6∼8%의 이자를 보장해주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1984년 직업 군인의 전역 뒤 생활안정을 위한 목돈 마련과 내집 마련을 돕자는 취지에서, 총자산 223억원 규모로 외자물자 정보센터인 용산무역과 물류저장업을 위한 수영 저장소, 잼과 주스를 생산하는 제1식품사업소 등 군납 사업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경기불황을 타지 않아 다양한 건설투자와 인천 문학산터널 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에서 잇따른 성공 신화를 이뤄내면서 세인의 관심을 끌었지만 운영 실태는 베일에 싸여 있다.

최근에 막강한 자금력에 힘입어 부동산 개발과 주식·채권 투자, 인수·합병(M&A) 등 돈버는 사업에 열중해, 올 3월 말 현재 부동산 개발과 투자 규모는 2조4517억원이다. 서울 광화문의 주상복합 아파트 ‘경희궁의 아침’에 2500억원, 여의도 ‘리첸시아’에도 600억원을 투자했다. 군인공제회는 시행사 쪽에 자금만 대주고 높은 이윤을 얻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뛰어들어 구제금융 사태 이후 건설업 호황기에 막대한 돈을 벌었다.

지난해 4월에는 그룹 자금난을 겪던 금호타이어를 전격 인수하면서 ‘군인이 세계 10위권의 타이어회사를 삼켰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화제를 뿌렸다. 2001년에는 여신전문 금융업체인 중부리스금융㈜과 부동산신탁 업체인 대한토지신탁㈜을, 2002년에는 경남리스금융㈜을 인수했다. 지난해는 에이케이(AK) 캐피탈을 통해 엔에이치비(NHB)라는 이름으로 출범하는 한보철강 에이(A)지구 투자에 참여했다.

같은해 6월 중순께 에이케이캐피탈과 4천만달러(48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으며, 한보철강 매각이 성사될 경우 자본금 1억7천만달러로 출범하게 될 엔에이치비의 지분 23.5%를 받기로 했다는 소문이 관련업계에 나돌았다.

또 지난달 창간된 국내 최초의 만화 무가지 <데일리 줌>에 자회사인 공우이엔시(ENC)를 통해 수십억원을 투자해 지분의 50.1%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군인공제회는 창립 20년 만에 총자산 3조9364억원,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상태다. 군인공제회 임직원은 대부분 예비역 장성 등 예비역 간부들로 채워져 있지만 지금까지 한 건의 금융사고가 없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공제회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투자를 위한 정보수집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및 전문성 등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걸 기자 [email protected] 71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