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직원 "주민증 반납한 너흰 국민이 아니다. 빨리 나가라" 폭언
기사돌려보기 배혜정 기자
2월 말로 예정돼 있는 평택 미군기지이전 예정부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팽성 주민들과 국방부간 전초전이 시작됐다.
15일 오전 팽성읍 황새울 들녘에 토지측량을 하러 들어온 국방부 직원, 측량업체 직원 및 사복 경찰들과 이를 발견한 주민들간의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
△15일 국방부, 토지 공사 등에서 온 일행이 황새울 들녘을 기습적으로 측량하려다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돌아갔다. ⓒ평화바람
국방부 일행을 처음 발견한 주민 홍모씨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경 측량도구 등을 소지한 국방부, 토지공사, 측량업체, 주한미군소속, 사복경찰 등 9명이 본정리 방면에서 황새울들녘으로 들어와 토지 측량을 했다고 한다.
이에 팽성 대책위원 및 주민들이 항의를 하며 국방부 일행들과 1시간 여 가량 실랑이를 벌였고 이 와중에 국방부 직원 김모씨가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주민증 반납했으니까 너희는 국민이 아니다. 이제 너희는 여기서 나가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11시 경, 주민들이 계속적인 항의를 하자 이들은 국방부 차량과 'US ARMY'가 쓰여진 미 군용차를 타고 본정리 방향으로 향했다고 팽성대책위는 전했다.
평택 범대위 이호성 상황실장은 "3차 평화대행진이 끝나면서 평택미군기지 문제가 국민적 사안으로 계속 번져가니까 국방부 나름의 일정표대로 강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단 대규모로 들어와서 측정을 하지 않고 소규모로 들어오는 것 봐서는 주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바탕 일을 치룬 주민들은 "국방부가 슬슬 입질을 시작했다"며 "아무리 뭐라해도 이 땅에서 절대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평택 범대위 및 팽성 대책위, 주민들은 국방부의 '입질'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고 마을부근 경비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대책마련에 부심중이다.
2006년02월16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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