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동생이 신검을 받고 왔습니다.
굉장히 침울한 표정으로 왔더군요. 왜그러냐고 물어보니깐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갔던 진단서는 그냥 훅 보고 말더랍니다.
동생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조울증도 같이 가지고 있구요.
손목을 13번이나 그어서 살이 너덜너덜해질정도 였던 적이 있었는데 전 혹시나 덧날까봐 손과 팔을 꼭 잡고 병원에 같이 갔었던적도 있었고, 제가 직접 정신병원에 입원도 시켜본 사람입니다.
그 전에는 스트레스성 발작으로 중학교때 사생대회에서 졸도해서 병원으로 실려와서 4시간동안 정신을 못차렸던 애입니다..
비록 그것이 3~4년전에 있었던 일이었고, 이젠.. 다 컸는지 저한텐 아픈 기색 하나 안내고 언제나 기분 좋은 모습만 보여줍니다. 사실은 제가 일 나간 저녁 8시정도부터 새벽 3~4시 사이 때마다 방구석에 웅크리고 울면서 안보이는 곳에 자해를 하고 어디 이불에 피가 튀었다 싶으면 이불을 빨아서 드라이어와 선풍기로 말려서 다시 아무일도 없던것 처럼 하는 애입니다.
한번은 심한 우울증 증세 때문에 일주일동안 밥도 못먹고 거식증세도 보입니다.
그런데 신검 받을때 자해 흔적이나 자살시도 했던 사람은 말하라고 해서 차마 말 할수도 없었지만 용기를 내서 말했답니다.
군의관은 이렇게 말했답니다.
안크면 안 말해도 됩니다. 문신같은거 말하는 거지..
말이 됩니까.. 그리고 정신과에 가서는 진단서를 보고는 그냥 주더랍니다. 미처 시간이 없어서 한달 반이나 걸린다는 정신과 진단서를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오래전의 기록이기 때문에 통용이 안된다는건 당연한거겠죠. 그리고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다음 이라고 하더랍니다.
이빈후과에선 동생이 귀 한쪽이 안들린다고 하니 병무청 지정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뗘서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왜 정신과는 그렇지 않았던 건가요? 많은걸 바라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국민을 위한 군대라면.. 국민을 위한 병무청이라면 조금 피곤하더라도 조금만더 관심을 기울일 필욘 있지 않은건가요?
전 무슨 일이 있어도 불쌍한 저희 동생 군대 안 보냅니다.
아무리 군대가 좋아졌고 세상이 편해졌고 구타와 폭력 그런게 사라졌다고 한들
동생은 군대따윈 안보낼껍니다.
7556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