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글은 현재 입영을 앞두고 연기를 고민하는 제 동생에게 술한잔 하면서 해줬던 말을 정리해본겁니다.. 쓰고 싶은데로 써 내려갔으니 잘 못된 부분은 너그러이 넘어가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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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 나의 생각은 이건 아무래도 선거용 공약(空約)이라는 것이다. 누가하나 툭 던져놓으니 너도나도 따라하는 분위기, 이런 것 지난 여러번의 대선동안 봐왔던 것이 아닌가? 그런 공약치고 지켜진 것이 몇가지나 있는가?
여기서 지난 대선의 군복무 단축 공약에 관해 살펴보자, 당시 군복무 단축 공약은 이른바 '병풍'의 후폭으로 등장한 공약이다. 한나라당은 이회창의 뒤를 막아줄 건수가 필요했고, 열우당은 이를 공략할 건수가 필요한 것이다. 이 후 타 정당의 군복무 축소 공약이 우후죽순 나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약의 약빨은 얼마나 먹혔을까..? 당시 결과는 이러했다. 초반에는 이회창 후보가 앞섰지만, 20대와 부재자투표(20대+군인 다수)에서 거의 몰표가 나온 노무현 후보의 승리였다. 자 그럼, 군복무 단축 카드가 먹힌 것인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한나라당은 2개월 카드를 꺼냇고, 열우당은 4개월, 기타 정당은 6-8개월까지 카드를 꺼냈었다. 간단히 생각하면 기타정당을 찍어야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20대와 장병들도 머리는 있다. 그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기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미 병풍비리로 인해 장병의 마음을 잃었기때문이다. 당시 현역병사이던 나는 당시 장병들사이의 분위기에 대해 잘 기억한다. '자식 군대 안보낸 이회창은 나쁜놈이다. 병사로 군대다녀온 노무현은 좋은놈이다.' 이게 당시 대세적인 분위기였다. 내가 보기엔 당시 선거는 공약의 승리가 아니라,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가진 노무현 포퓰리즘의 승리라 본다.
그럼 이제 군복무 단축의 허구성에 대해 알아보자. 알고 있는 이도 있겠지만 당시에 이미 군 내부에서는 2개월 단축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학생들의 복학시기를 고려할 때 2년이 적당하다는 요구 및 논의에 의한 것이었다. 군 수뇌부와 통하는 한나라당은 이미 그 것을 알고 있었고, 2개월 카드를 꺼내놓은 것이다. 4개월 카드를 내놓은 노무현이 당선되었지만, 4개월 줄었는가? 그렇지 않은 이유는 그 것이 사실상 한계선이기 때문이다. 당시 혜택을 받기 시작한 2004년 군은 병력 수급에 큰 곤란을 겪었다. 부사관으로 그것을 매워 보려고 했지만, 이 또한 자금 부족으로 인해 당초 목표인 15000에 크게 모자라는 7000명 수급에 그쳤다.
군 경험자로서 이번 군복무 단축 공약과 유급병에 관한 도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허구성에 있다.
<1> 이런 공약을 내놓는 이들 중에 군을 경험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들이 내부사정을 얼마나 알까? 정치계 군복무 기록 살펴보라. 가관이다.
<2> 군 경험 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것은 1년을 기준으로 돌아간다. 1년은 있어봐야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일을 하게된다는 것이다. 1년이면 배우는데도 급급하다.
<3> 복무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면 당장 현 병력의 절반이 제대 기한에 ?기게 된다. 병사 제대시키는 일이 쉬운가? 그 돈은? 그 공백은? 이게 말만큼 쉽지않다는 것은 아무리 머리나쁜 정치인들이라도 다 알것이다.
<4> 선심은 정치가들이 쓴다. 그럼 그 선심쓰는 것은 누가 내는가? 국민이 낸다. 복무기간 대상 연령으로 국방세 부과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엔 어불성설이다. 요즘 세상에 20대에 돈버는 이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 취업은 20대 후반에 한다. 그럼 이 돈에는 약삭 빠른 이들이 취할 방법은? 그렇다 국민 전체 부담이다.
<5> 자 그럼 우리나라가 이 정책 시행할 돈 있나? 돈 없다. 아까도 봤지만 뽑으려 했던 부사관도 돈때문에 못 뽑았다. 돈없어 공무원 월급 못줘서 공무원도 안 뽑는단다. 그런데 병사한테 줄 돈이 어딨냐?
PS. 정치가들에게 낚여서 군복무를 미루고자 하는 이들에게..
부디 정치가들에게 낚이지말고 영장받고 보직,위치 좋다면 그냥 가길 바랍니다. 지난 대선때도 대통령되면 바로 땅! 해줄듯이 하더니 결국 시행된건 1년 지나서였죠. 그냥 날짜받고 온 애들도 혜택은 받았습니다. 거의 2개월 줄었지요. 더불어 얘들은 상대적으로 편했죠. 공백기에 온 덕으로 미혜택자들 빠지자 마자 상병달고 왕고되다시피 했습니다. 밖에서는 1-2주가 길게 느껴질 지 모르겠지만, 막상 겪어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무엇이든 그것을 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미루어봐야 언젠가는 돌아오게 되고요. 좋은 것이 있다면, 나쁜 것도 있게 마련이고요. 제 동생을 비롯하여 20대 초반 입영대상자들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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