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전역한지 딱 10년이 된다. 감회가 새롭다. 5년 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 신고 마치고 예비군 마크 달고 부대를 떠나 올 때가 생각난다. 선배 부사관들의 축하 인사 그리고 대대장님의 격려 메세지 등등. 내 소중한 청춘을 묻은 군을 떠나 올 때 나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이유가 비전 없는 군생활 더 이상 할 자신이 없었다. 그 당시 심정은 빌어 먹고 살더라도 군대밥 더 이상 못먹겠다는 심정이었다.
군생활 초부터 부사관이라는 계급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군생활을 했던터라 아무런 미련없이 군대를 떠났다. 더군다나 5년이면 충분했다. 더 이상 내 아까운 청춘을 내 인생을 멋대가리 없는 군복을 입고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속고 속으면서 군생활 묵묵히 잘 해 왔는데 더 이상 속으면서 군생활 하기 싫었다. 계속했다가는 완전히 속은 인생이 될 것 같아서. 나이가 더 먹어 속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할까봐.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막 임관한 소위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원초적인 상승 욕구는 아예 차단 당해야 하는 제도가 너무 싫었다.
10년을 해도 20년을 해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 선배들을 보면서 들었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서 떠났다. 나가서 별달리 할 거 없으면 군에 남아라는 주변에서 해주는 충고는 더더욱 우습게 들렸다. 그러면 군에 남아 있는 부사관들(장교 포함)은 사회 나와도 별로 쓸모 없기에 스스로 군이라는 보호 지역에서 안주하고 있단 말인가? 스스로 군인이라는 직업을 격하시키는 말들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해대는 선배들의 충고들 정말 우스웠다. 군대는 그렇게 쓸모없는 사람들만으로 구성되어있는 집단인가? 정말 개탄스럽다.
지금도 불철주야 열악한 환경에서 국방을 위해 애쓰고 계신 현역 군인들에게는 너무나 미안한 말이지만..내가 군을 떠날때 들은 애기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군인도 직업이다. 전문직에 속한다. 그것도 특수 전문직. 체력도 좋아야하고 머리도 필요하다. 끈기와 인내도 필요하다. 간부라면 기본적인 경영 지식도 필요하다. 그런데 왜,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단 말인가? 남아있는 현역 군인들은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하며 군생활해 주길 바란다. 국민을 지키는 전문가..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군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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