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군대비리 > 혼혈인 군입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병무청을 대상으로 13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는 국내 혼혈인에 대한 병역의무 이행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최근 미국 프로풋볼 슈퍼볼에서 한국계 선수인 하인스 워드가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하면서 뒤늦게 일고 있는 혼혈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의정활동에도 영향을 미친 셈.

한나라당 송영선(宋永仙) 의원은 윤규혁(尹圭赫) 병무청장을 상대로 "혼혈인모임 회장에 전화했더니, 우리도 군대를 가고 싶지만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쳐다보고 차별이 심해 가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혼혈인에 대해 일반 국민과 같은 동등한 병역의무 부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대체복무제를 고민한다는 것은 전후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임종인(林鍾仁) 의원은 "윤수일, 김동광씨 같은 백인계, 인순이씨 같은 흑인계, 아시아인계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 (혼혈인에 대한) 평등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 사람들에게 징병을 당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며 이견을 보였다.

작년에 개정된 병역법 시행령이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에 대해 스스로 원할 경우에는 입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실적이 전무한 것과 관련, 병무청의 고민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리당 김명자(金明子) 의원은 "최근 결혼하는 10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일 정도로 국경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병무행정에 있어) 피부색을 넘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황진하(黃震夏) 의원도 "필리핀,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한 농촌총각이 수 만 명에 달하는데 조만간 그 자제들이 징집장병 대상이 될 것 아닌가"라며 "나중에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병무청장은 이에 대해 "혼혈인들의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연구검토를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우리당 박찬석(朴贊石) 의원은 "세계 최강군인 미군에는 많은 한국계 미국인이 있다"면서 "우리도 평화유지군 등 군대를 해외로 보낼 기회가 많은 만큼 우리 나라에 온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도 입대를 허용해야 한다"는 `이색 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email protected]
(끝) 74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