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의 도움받은 현역 장성 최소 20명 넘는듯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법조브로커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4일 브로커 윤씨가 강원랜드에서 사용한 수표 83억원의 상당액이 주변 환전상을 통해 세탁된 사실을 확인, 원자금의 출처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강원랜드 주변에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수표 등을 다른 수표나 현금 등으로 교환해주는 환전업자들을 2일부터 참고인으로 소환해 윤씨가 환전을 의뢰한 수표 번호 및 환전규모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수사기관 등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환전상들을 통한 돈세탁을 한 점에 비춰 윤씨의 원자금이 범죄행위를 통해 생긴 `검은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가 합법적인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이라면 적지 않은 수수료가 지불되고 불편한 환전과정을 거쳐야 하는 돈세탁을 했을 리 만무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환전상 조사를 통해 원자금의 출처가 확인되면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불법 로비 의혹의 실체를 파악, 윤씨의 수첩에 등장하는 경찰과 검찰, 군 등의 고위 간부들의 연루 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윤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은 현역 장성이 최소 20여명에 달할 것으로 짐작케 해주는 정황을 포착, 윤씨가 군납이나 군부대 공사 발주, 병무비리 등에 연루됐는지를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최근 윤씨가 거주해온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군 장성의 계급과 이름, 부대 명칭 등이 적혀 있고 2001∼2004년 사이에 제작된 감사패 20여개를 발견했다.
장성들이 통상 부대 지휘관 임기가 끝나고 더 이상 진급하지 못하더라도 2∼3년 가량 군생활을 하다가 전역하는 점에 비춰 이들 중 상당수는 현역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윤씨가 군부대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 때 위문품이나 위문금 등을 제공한 대가로 감사패를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로부터 압수한 수첩에는 감사패에 이름이 적힌 장성 뿐만 아니라 다른 군 고위 간부들의 명단이 적힌 점에 비춰 윤씨로부터 경제적 지원이나 향응 등을 제공받은 현역 장성들은 최소 2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윤씨가 1990년대 초반 축산업자들에게 군 납품업체로 선정되도록 힘써주겠다며 군 관계자들에게 17차례에 걸쳐 4천200만원 상당의 돼지고기와 향응을 제공토록 한 혐의 등으로 수 년 전에 처벌받은 전례가 있던 점에 비춰 군납과 관련된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윤씨가 대외적으로 자신을 과시를 하기 위해 장성들의 이름이 적힌 감사패를 위조해 전시해놓았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7392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