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84년1기 북파공작원출신인 남편과 결혼하여 15년정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평소 가정에서 말이 거의없이 생활하는 남편,
원래 성격이 조용한가보다하고 여겼지요.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며,매일같이 친구들이 집에 끊이지 않고 와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모여서 먹기도하고 놀기도하는 말그대로 개구쟁이 그이상으로 성격이 활달하고 밝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군제대후 생활에서 차츰 성격이 변했다는 점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만나지도 않고 얘기도 하지않으며 방에 혼자있기만 하는 날들 뿐이었다구요.
처음에는 직장생활하면서도 퇴근을 총알같이 하는 남편이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로서는 그저 좋았죠. 시간이 흐르고 1년 2년 세월이 흘러가면서 저는 회사동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어울리지도 못하고 혼자 소외된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되었습니다.
아무리 설득하고 성격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줄수있도록 갖은 애교와 노력을 해보았지만 어렵습니다.
겉모습은 괜찮은데 매일같이 어깨며 허리에 파스붙여 주는 것도 이젠 지겹구요,
지난해 겨울에는 사고로 다리를 다쳤는데 수술결과 연골파열은 사고로인한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무릎이 아파왔다는 병원 담당과장님의 말씀도 있으셨구요.
그래도 40대초반이면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는데
날씨가 조금이라도 흐릴라하면 더욱 고통스러워합니다.
병원가서 진찰받으면 특별한 병명도 나타나지 않고, 물리치료는 그때뿐이잖아요. 허리가 아파 반듯하게 누워서 잠드는 모습을 볼수가 없어요.
어르신들 말씀이 온몸이 쑤시고 아프면 "비가올려나보다"하시잖아요.
속마음도 헤아리지못하고 저는 지금껏 지내왔습니다.
지난해부터인가 북파공작원의 실체가 공개되면서 처음으로 제 남편의 군대생활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친구들 모임에 가면 남자들 군대얘기가 절반이상을 차지한데 제 남편은 군생활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그야말로 침묵 그자체였습니다.
단 한번도 군생활에 대한 얘기를 해주지 않았던 그가 차마 그 처참했던 군생활을 그누구에게도 얘기할수가 없었던 점을 지금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북파공작원의 한아내로서 그분들의 처참하고 고통스런 군생활을 이제서야 아주 조금이나마 알고 이해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3 여년의 군생활로 평생 고통스럽게 생활해야하는 그분들의 남은 삶 이나마 이제는 마음놓고 생활하며, 사회에서 외면당하지 않고 살아갈수 있도록 나라에서는 합당한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아들딸들이 무얼 믿고 군에 입대하겠습니까?
뉴스를 보면 군대가지 않으려고 온몸에 고통스러움을 참아가며 문신을 해대고 있는 모습,정말 안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우리의 아들들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울음바다가 아닌 웃으면서 군입대할수 있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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