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해 3번 입영을 했으나 3번 다 가정에서 치료 후 복무하라며 반려를 하더군요. 빽도 없고 돈도 없고 의사도 병무청도 병역면제에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은 스물일곱 늦은 나이에 공익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열심히 복무하는 아들을 보고 안쓰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지요. 그런데 그저께 너무 많이 아파 쓰러졌다고 합니다. 밤새 고열과 두통, 오한으로 고통받아 어미인 제가 근무지에 전화를 해서 병가를 내달라고 했더니 연가를 내준다고 하더군요. 병원에 가 보았더니 신장과 간에 문제가 있어 정밀검사를 해 보아야 한다기에 물도 먹지 않고 다음 날 검사받으려고 했으며 상황을 말하고 조퇴신청을 하려고 출근했는데 아픈 아들에게 묻지도 않고 버스에 태워 수해복구 현장으로 데려갔답니다. 몸도 다 낫지 않고 검사를 받아야 할 사람을 '벼 세우기 작업'에 동원해야 한단 말입니까?
더욱 억울한 것은 제가 병무청에 호소했더니 전화로 상급자에게 묻고, 제 아들에게 물어서 '제 아들이 아픈 것을 몰랐으며, 병원에 가려고 했는지 몰랐다고 했다네요. 묻지도 않고 버스에 타라고 하고 바로 버스가 출발했다는데 언제 아프다고 말할 수나 있었겠습니까? 이렇게 민원을 해결한다면 누가 상담을 하겠습니까?
이제 제 아들은 죽었습니다. 그 눈총과 따가움을 과연 견딜 수나 있을까요?
근무지에 연줄이 없거나 인맥이 없으면 이토록 괴로운 근무를 해야하는 겁니까?
어디에서나 인간미가 흐르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는 없을까요?
제 아들을 살려 주세요. 제 아들은 너무 많이 아프답니다. 그런데 하루를 병가를 낸다는데도 진단서를 내라는군요. 제가 너무하나요? 제게 가르쳐 주세요.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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