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에게 두들겨 맞은 전경
할 말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군대 안 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이해가 됩니다."
소속 경찰서 정문에서 심야 초병근무를 서던 전투경찰 대원이 난 데 없이 나타난 만취자에게 마구 두들겨 맞는 모습이 연출되던 현장을 지나던 한 시민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 주위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 소속 임모(21) 상경은 지난 30일 오전 1시50분께 정문 초병근무를 서던 중 김모(45)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시께 창원중부서 강력계 사무실을 찾아와 "부부싸움을 하다 아내와 아이를 두들겨 팼다"면서 "나를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뜻밖의 요구를 받은 김모(37) 경사와 박모(37) 경장은 "무슨 일이냐"며 자세히 물었고 이에 김씨는 "식구들을 때렸으니 처벌해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 경사와 박 경장은 김씨를 진정시킨 뒤 대화를 시도했으나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왜 이리 말이 많으냐"는 등의 말만 늘어놨고, 이에 김 경사 등은 "일단 술부터 좀 깨시고 날이 밝으면 다시 찾아오시라. 자초지종을 들어보겠다"면서 귀가를 권유했다.
경찰관의 귀가 권유를 받은 김씨는 경찰서 1층 로비에서 "시민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느냐"면서 20여분 간 소란을 피웠고 이에 장모 경위 등 김 경사의 부서 동료가 나서 재차 귀가를 권유하며 타일렀다.
김씨는 그러나 "왜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느냐"면서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다 돌연 경찰서 정문 도로 바닥에 주저 앉았다가 10여분 후 정문 근무를 서고 있던 임 상경에게 달려들어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이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김 경사 등은 얼굴과 머리, 목 등을 집중적으로 맞은 임 상경이 피범벅이 된 얼굴에 곳곳에 핏자국으로 물든 찢어진 근무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김씨는 결국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조사를 받고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사건과 관련, 장충남 창원중부경찰서장(총경)은 "사건발생 직후 보고를 받고 피해 전경에 대한 병원치료 등 필요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했다"면서 "관련법규와 절차에 따라 이 사건을 엄정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75213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