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육군 9251부대 공병대 소속 병사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군 생활이 너무 벅차서 참을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도 이제는 주 5일제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장병 개개인의 복지와 인권, 자기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 추세입니다. 뉴스나 신문을 보더라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군생활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속한 공병대는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과도한 작업으로 인해 장병들이 매일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장병들이 쉬며 정비를 하는 공휴일이나 주말에도 과도한 작업으로 인해 언제 작업현장으로 착출될지 모른다는 현실에 이젠 노이로제에 걸린 기분입니다.
올해 봄부터 시작된 사단장님 관사 철거작업, 사령부 화장실, 사령부 기밀실, 집무실, 지통실, 위병소 주차장 등 그 밖에도 많은 작업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단순이 작업이 많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런한 과도한 작업에 제한된 병력을 투입하여 빠른 시간내에 해결하려는 간부들의 태도에 병사들은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습니다. 정말 쉬고 싶습니다.
평일 투입되는 작업이야 공병이라는 병과이기에 뭐라 할말은 없지만 주말에도 저희는 작업현장으로 투입됐습니다. 봄부터 현재까지 작업으로 한달에 약 8일인 주말중 4~5일은 작업으로 착출되었고 작업현장에서는 충분한 보호장비도 없이 유리석면 제거 작업이나 각종 폐기물 작업등 생각지도 못한 작업을 한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말은 일과시간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작업이 완료되지 못하면 야간작업, 혹은 새벽에도 불려나가 작업을 한적도많습니다.(이러한 근거는 공병대 상황일지에 모두 나와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작업을 한다고 해서 근무취침이 보장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포상이 지급되는 것도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병사들은 이러한 어려운 작업속에서 돌아오는 건 따뜻한 물조차 공급되지 않는 냉수샤워일 뿐입니다.
공병이라는 이유로 다른 부대가 주말에 쉬며 운동하고 개인 능력향상에 힘쓰는 모습을 보면 억울하다는 느낌까지 받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나하는 생각가지 듭니다. 저번에 사령부 화장실 작업때 화장실 바닥을 걸래로 닦던 중 누가 "우리가 군대와서 이런일을 하고 있는 걸 어머니가 아시면.."라고 하는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각종훈련에 주말작업에 교육훈련을 받은 적은 기억조차나지 않고 제가 군인인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저희도 인간다운 군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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