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났던 연천의 군부대에서 또 총기사고가 터졌다. 다행이 실탄 아닌 공포탄이 들어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지만 만약 실탄이 장착돼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아찔하다.
더구나 지난번에 장병 8명을 사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혔던 연대에서 또 그런 총기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니 그 부대의 기강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고 있다. 그런 사고가 날 때 마다 국방부장관을 비롯하여 일선 지휘관들은 판에 박은 듯 “면목이 없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 고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런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으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돼 그런지 한번 살펴보자.
그 원인은 복잡한 게 아니라 아주 단순하다. 뭐냐 하면 일제 식 군대통솔 행태가 아직도 우리에게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창군의 주역들이란 자들이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구국혁명투사들이 아니고 골수 친일 반역분자들이었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광복이 되자 이북의 김일성 주석은 곧바로 각계의 친일매국노들을 숙청했으나 남한의 이승만 원흉은 친일파 숙청은커녕 도리어 그들을 적극 보호ㆍ육성했었다. 그래서 “남한에 가면 친일파도 다 받아 준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일제당시 독립투사 소탕에 앞장섰던 이른바 황군장교[왜군장교: 백선엽, 채병덕, 정일권, 김찬규. 박임항, 전봉덕 (일제당시 경찰간부) 김창룡(일제당시 헌병 오장, 악질 밀정)] 등이 월남하여 미제의 후원과 보호를 받으며 같은 이응준, 김석원 등과 함께 일제 식 군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제 당시 우리 젊은이들을 일제 침략전의 소모품으로 여기며 채찍과 강압으로 혹사, 학대하며 무조건적인 복종만을 강요하는 것이 군대의 본분인 줄 알고 그런 만행을 본받아 우리 군대에도 그대로 적용하다보니 어느새 군대란 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라는 의식이 보편화 내지 통념화 돼 버렸다. 그런 사회이다 보니 또 군대 내에선 고참이 신참을 그런 식으로 길들이는 것이 군대정신이자 문화인 양 당연하게 여길 뿐 아니라 하나의 불문율이자 관례로 뿌리내리게 했던 것이다.
진실로 민족과 나라를 위해 싸우는 군대라면 항일 무장투쟁한 김일성군대처럼 신참이 들어왔을 때 더 없는 반가움과 고마움을 표하며 선배나 동지적 입장에서 아직 군 생활에 익숙치 못한 것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앞 다퉈 선도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을 일제의 총알받이로만 여겨 그토록 학대하던 일본식 만행을 아직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니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 사건발생의 동기를 보면 하나같이 고참들의 학대라고 하니 그래 가지고 어떻게 강군으로 육성될 수 있으며 유사시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칠 군인이 되게 할 수 있나.
문제는 나라를 갈라놓은 미제가 우리의 젊은이들을 동족을 적대케 하는 그들의 용병으로 삼으려는 것에 덩달아 날뛰던 골수친일분자들이 자신들의 출세수단으로 악용하려는 그 사악하고 악랄한 반민족 망국정신이 군대 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는 창군주역들이라는 몇몇 악질분자들이 자신들만의 사복을 채우려 병사들에게 먹여야 할 양곡을 가로채 굶어죽게까지 하지 않았나. (국민방위군 양곡 횡령사건) 그런 맥이 아직도 이어져 오고 있는(병기도입에 따른 비리와 인사문제를 둘러싼 잡음 등) 썩어빠진 군대에 간 사병들에게 무슨 사명감이 있을 수 있겠는지 생각해 보라! 고참이나 신참이나 국민개병주의란 제도 때문에 할 수 없이 입대하긴 하지만 그런 악폐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군대 내에서 과연 목숨 바쳐 싸울 각오가 돼 있겠는지 말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그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입으로만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X소리만 하지 말고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땐 해당 사단장이하 지휘관들은 물론, 참모총장과 정훈교육의 최고책임자와 국방장관까지 총사퇴해서 새판을 짜게 하는 획기적 진지한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또 언제 어디서든 또 그런 사건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살인사건이 터질 개연성이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해 뒀다가 일이 터지게 했다면 당연히 직무유기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으로 형사처벌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군 지휘감독 책임을 맡은 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 그런 사건이 근절되게 할 것이니 말이다.
민족정기구현회 권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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