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 예비역들이 가장 많이 꾸는 악몽은 부대에 복귀(귀영, 귀대)하는 꿈이다.
꿈의 내용도 거의 비슷한데 자다가 개어보니 자기가 생활하던 군부대 내무반이라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이런 꿈을 꾸는데 짧게는 전역 후 2,3년부터 길게는 10년 넘게 이런 꿈을 꾼다.
심지어 자기가 복무했던 부대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는 예비역들도 많다. 대부분의 예비역들에게 군대생활은 이처럼 꿈도 꾸고 싶지 않을 정도의 악몽이다. 대한민국 남성이면 거의 대부분이 거치는 군대생활인데
술 몇 잔만 들면 그렇게 추억담을 쏟아내면서도 왜 그렇게 싫을까...
제일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 원해서 군대에 가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남자란 군대 갔다와야 인간 된다" 아무리 떠들어도 막말로 꽃다운 청춘의 시기를 저당잡히는 데 행복할
사람이 없다. 이렇게 비자발적인 인력이 군대에 가면 자발적인 입대자들인 부사관과 장교가 그들을 지휘,
통솔하게 된다. 폐쇄된 공간에 갇혀있는 죄수들을 매일 출,퇴근하는 간수들이 관리, 감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사병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외출,외박, 휴가 같이 잠시라도 병영을 벗어나는 것이니만큼
군 생활의 비자발성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이병 시절은 누구나 서럽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든 자유가 완전하게 말살되는 경험을 하게되며 그 곳에서도 자신의 계급의 제일 아래다...
군대에서는 처음 전입 온 한 달이 제일 중요하다. 이때 좀 어벙하다든지 행동이 굼뜨든지 하면 "고문관"으로 찍히게 되고 그 때부터 병영 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공동 샌드백, 이지매 대상이 된다. 자살이나 탈영의
대부분이 이시기에 이루어지며 폐쇄 공간에서 억눌려 있는 청춘들의 스트레스는 일촉즉발급이다.
이런 스트레스는 후임에 대한 가학적 성향의 폭언과 폭력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는 부사관
이나 장교같은 직업군인들이 잘 감시, 통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냐며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 들에게 군대는 직장이다. 그 들에게도 시간되면 퇴근하고 자기 시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 그리고 그들 입장에서 사병들이란 정해진 기간만 지나면 집으로 귀가할 사람들이다. 스치고 지나가면 전역하면 다시 볼일 없는 얘들인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직업군인들이 수 십만명 단위인 사병 하나하나에 애정을 갖기란 쉽지 않으며 기대하기도 곤란하다. 그런데 몇 몇 예비역들 은 군 생활에서의 가혹행위와 폭언 정도는 견뎌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예비역들이 확실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 평소 억압적 환경에서 "까라면 까는" 사병들은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전장(戰場)에서도 까라면 깔 것이라는 참으로 소박하고 어리석은 착각이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전장에서 시키는 대로 "돌격 앞으로" 한다는 것은 닭 대가리가 아니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연 평균 군대에서 월 5.5명이 자살했다고 한다. 군 지휘부는 매년 사병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있으며 자살, 총기 등 안전사고도 꾸준하게 줄 고 있다며 자화자찬 한다지만 급식 메뉴에 스파게티와 회덮밥이나오고 억지로 종교를 갖게 한다고 군생활이 즐겁거나 행복해 지지는 않는다.
어찌되었든 간에 이제 사병들에 대한 처우와 관심에 대한 노력을 정기적,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76185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