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육군의 총기사망사고 발표를 보면서.
지난 4월 20일 강원도 횡성의 모 공병부대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2명의 병사가 사망한 사고에서 현장조사와 부검 등을 참관하면서 육군의 발표를 지켜보며 안타까움과 자괴감을 지울수 없다.
보이지 않는 사고의 내면적 문제가 아닌 현상적 사실가운데 육안으로 명백하게 입증되는 객관적 사실을 부정하고, 처음 잘못 발표된 내용을 수정치 않고 반복적으로 사실이라 주장하며 언론에 거짖 발표함으로서 국민과 유가족에 혼란과 갈등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육군측의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 반복되면서 군사망사고 현장조사활동을 지속해온 유가족인권단체및 인권활동가의 발표를 거짖으로 규정하여 시민사회에 더한 갈등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군대와 군인이든 시민단체와 활동가이든 모두 정직을 바탕으로 한 명예를 생명보다 중시하는 공통의 특징을 가지고있다)
군은, 2명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언론 등에 대대적인 보도가 예측되는 사고를 "중대사고"로 규정해, 이런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과 규정 등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에따르면 이번 총기사망사고는 2명의 병사가 동시에 사망하는 사고였으므로 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중대사고"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육군과 국방부는 관련규정에 따라 즉각적인 사후조치에 돌입하면서, 육군수사단 제1지구대장 지휘하의 1군지구지역대장을 중심으로 사고현장을 장악해 현장중심의 초동수사에 돌입하였고, 사고지역을 관할하는 육군제1야전군사령부 헌병대는 이 사고가 발생하게 된 배경, 원인및 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소속대의 주변관련자 및 동료병사들을 상대로 탐문수사에 돌입하였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방과학수사연구소의 전문가들을 현장에 급파하여 과학적근거를 통해 사고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였다.
이 과정까지는 적법하고 합당한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수사가 진행되었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이후 대형사고발생에 따른 분주하고 경황없는 상황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납득 가능한 혼란 등으로 인해 두 병사가 사망케 된 총상부위가 잘못 발표되어 진실이 무엇이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이로 인해 걱정스런 눈길로 사고를 바라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의혹과 의문이 생기게 된 것은 국방부와 육군의 정확치 않은 발표와, 사고발생 후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여 사고의 전말이 어느정도 파악돼 실상을 알게 된 이후에도 초기 배포한 보도자료의 오류를 시정하지 않은 육군에 의해 기인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 이후 가해자의 범행동기와 과정, 그가 처해있던 정신적문제 등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결국 범인 역시 피해자의 한사람으로 약자를 돌보지 못했던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의 문제가 더 컸다는 사회적교훈을 깨닿는 성숙함을 미국인들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육군의 총기사고는 물론, 재작년 보병제28사단 GP 총기난사사건 등에서도 우리사회는 사고발생의 본질적 문제는 비켜두고 확인되지 않은 사소한 지엽적 문제를 과대확포장해 의혹과 의문을 양산했었다.
이번 사고에서도 총상부위가 어디냐는 문제는 사고의 본질을 이야기할때 그야말로 사소한 지엽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육군은 지금이라도 더 이상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억지주장을 즉각 중지하는 것이 옭다.
언제까지 과거의 불합리와 비효율을 되풀이하며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피해를 강요하는 백해무익한 소모를 되풀이 할 것인가, 왜 우리는 미국인들처럼 우리가 당한 불행한 사고를 통해 실을 득으로 바꾸는 교훈과 경험을 축적하는 성숙함과 학습효과를 쌓지 못하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장성한 아들을 군에 보냈던 두 가정의 부모들이 자식을 잃어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고, 마찬가지로 아들들을 군에 보낸 수많은 후방의 부모들이 이번 사고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간 군 사망사고에서 자살로 발표 된 사건 일부에 대해 타살의 의혹을 제기하며 현장조사활동을 계속해왔던 우리단체 역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죽임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의 편에서 수사상황을 지켜보게 됨으로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비판을 받는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해자라 하여 인권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가해자로 추정되는 병사의 부모는 자식의 죽음을 앞에 두고도 미안함과 죄스러움으로 눈물조차 마음껏 흘리지 못하고있다, 내 자식이 가해자라 하여 자식의 주검을 앞에 둔 부모들은 슬퍼하며 눈물 흘릴 권리조차도 없단 말인가.
이런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들은 육군이 초기 배포한 사고관련 보도자료에서 수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추정 혐의자의 혐의를 성급하게 공표하고, 그럼으로서 결과적으로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문제가 발생 할 소재를 제공했기때문이다.
부대창설 이후 별다른 사고 없이 원만하게 임무에 임해오다 두 병사가 동시에 사망하는 대형사고를 당해 혼란스럽고 경황없는 와중에도 차분하고 원만하게 사후처리를 다한 소속대의 장병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지휘관으로서 사고를 일으킨 가해병사에게 서운하고 원망스런 마음이 없지않을 것인데,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지 않고 예를 다해 엄숙하고 절제된 장례의식으로 부하병사를 보내어 유가족을 배려하도록 결심한 공병단장과 소속 대대장께 특별히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이 사고조사를 통해 우리사회와 군이 유사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교훈과 경험을 찾아내는 것은 사고의 전말을 수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달려있다.
국방부조사본부 예하의, 국방과학수사연구소, 육군수사단제1지구대, 1군지구지역대, 제1야전군사령부헌병대 등 관련부대 소속 구성원여러분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아울러 아들을 잃은 두 가정의 부모님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사망한 이상병과 한상병의 명복을 빈다.
4월 23일 군사상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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