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1월 군복무중 사망한 고 김덕환 상병의 시신은 국군양주병원에 냉동안치됐으나 3년 남짓 만인 18일 오전 9시 유족과 생전의 고인이 근무했던 부대의 연대장과 대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눈물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동료들은 벌써 몇년전 군문을 나섰지만 김 상병은 입대 4년여만에, 그것도 차디찬 시신이 돼 비로소 영면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고인의 유족들은 군의 자살처리에 의혹을 품고 2006년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에 '총기오발 사망'으로 보인다며 민원을 제기해 영결식이 미뤄졌다. 군의문사위는 법의학 감정 결과 김 상병의 사인은 총기오발 사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진정인도 이를 받아들여 가까스로 장례식이 치러지게 됐다고 밝혔다.
고인의 어머니 이귀자씨는 "헌병대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어 진정을 제기했다"면서 "군의문사위처럼 객관적인 국가기구가 활동하며 진행한 감정 결과이기에 그 내용을 믿는다"고 말했다.
군과 유족간의 갈등을 풀고 이처럼 영결식을 치른 경우는 군의문사위 출범 후 고 김 상병이 처음이다. 군의문사위에 따르면 현재 민원사건중 시신 미인수 사건은 고 김 상병을 포함해 모두 21건으로 군병원이나 민간병원에 냉동보관 중이다. 이들 중 5년 이상 장기 보관 중인 시신만 17구, 근 10년 된 시신만 2구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가를 위해 군복무를 하다 의문사 진정건으로 영결식을 못치르는 고인의 유가족들을 위해 국가가 좀더 적극 나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998년 9월 사망한 해군1함대 나모 이병의 시신은 민간병원인 김천의료원에 10년째 보관 중이며 현재 시신보관료 소송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998년 8월 사망한 해군2함대 김모 중위의 경우 김천의료원에 안치됐다가 재조사과정에서 군병원에 안치돼 재부검했으나 유족이 인수를 거부해 역시 영결식을 못치르고 있다. 박종덕 군의문사위 사무국장은 "군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 때문에 유가족들은 장례를 미루고, 시신을 차디찬 냉동고에 보관하면서까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군과 유족간의 갈등을 푸는 데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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